“인구대책, 노동공급엔 긍정적…저출산ㆍ청년고용 해법 없어“

입력 2021-07-07 18:43 수정 2021-07-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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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충격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 문제 해소 초점

▲경기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시진제공=뉴시스)
▲경기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시진제공=뉴시스)

정부가 7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영향과 대응 방향’ 전략의 가장 큰 핵심은 인구절벽 충격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다.

정부는 전 국민 대상 국민내일배움카드(직업훈련비 지원) 적용, 학부모 희망에 따른 초등 교육시간 확대, 우수 외국인력 유입을 위한 거주(F-2) 비자 확대, 고령자 고용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및 고령화 가속화로 줄고 있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해 정부가 인력 공급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재 가장 큰 문제인 저출산 심화 및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산연령인구를 확충하기로 한 정부의 인구 대책 방향에 동의한다”면서 “이를 정교하게 추진하기 위한 후속 조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고용이 확대되려면 돌봄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외국인 고용 지속을 위해선 우리 사회의 편견이나 차별이 사라져야 한다”며 “고령자 고용 활성화의 경우에도 노인 빈곤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책이 노동 공급에만 치중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책에서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세부 내용은 안 보이고, 생산가능인구 채우기에 초점이 맞춰져 아쉽다”며 “구인난 해소를 위해 외국 노동자 유입 확대가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취업을 못 하거나,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을 노동시장으로 진입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궁극적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문제가 핵심 쟁점이 돼야 한다”면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청년들이 수두룩한 만큼 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책에 담긴 고령자 고용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 추진이 향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고령자 고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지만, 사실상 정년 연장을 의미하는 ‘계속고용제’ 추진이라는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19년 9월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계속고용제 도입을 2022년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속고용제는 60세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의무를 부과하되, 기업이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 연장 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이 고령 근로자에 재고용 등을 보장해주는 대신 임금을 깎을 수 있는 자율성이 주어진다. 현재 일본이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계속고용제의 법적 정년 연장(60세→65세) 도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될 때가 됐다”며 “앞으로 고용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청년 일자리 감소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고용 연장이 단기적으로는 고령자들을 노동시장에 남아 있도록 하고 양적으로도 생산연령인구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년을 폐지하는 등 연령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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