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전년 대비 3.1% 증가)을 기록한 대만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만 경제의 부활 요인과 정책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대만 경제는 2017년 미ㆍ중 패권전쟁 이후 높아진 전략적 가치를 바탕으로 TSMC, UMC 등 파운드리ㆍ팹리스 분야 대만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지배력을 높이며 2019년부터 아시아 경쟁국 일본과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2년까지 이런 대만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경련은 앞으로 2015~2020년 연평균 성장세(대만 4.46%, 한국 1.85%)가 이어지면 2003년 한국에 역전당했던 대만의 1인당 GDP가 2025년께 재역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기준 1인당 실질 GDP는 한국이 3만1846달러로 세계 32위, 대만은 2만5936달러로 세계 39위다.
전경련은 이런 대만의 성장 요인으로 △미국 테크 기업 투자 유치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지배력 확대 △'산업 발전' 최우선 국정목표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최근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차이잉원 정권의 미국 테크 기업을 상대로 한 투자유치가 본격화했다.
2019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 3300만 달러(약 390억 원)를 투입해 설립한 대만 AI연구개발센터의 확장계획을 발표하였다. 지난해 9월에는 구글이 대만 중부 윈린현에 1억 대만 달러(약 8000억 원)를 투입해 대만 내 세 번째 데이터센터 설치를 확정했다.
반도체 기업의 지배력 확대도 한몫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대만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53억 달러로 6%에 그쳤지만, 반도체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파운드리, 패키징, 테스팅 등 반제품 생산 세계 1위다.
특히, TSMC, UMC, Powerchip, Vanguard 등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해 세계 컴퓨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액 기준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비중이 2019년 1분기 58.5%에서 2021년 1분기 66.0%로 7.5%포인트(p) 높아졌다.
차이잉원 총통이 산업발전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은 것도 경제 부활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경련 측은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5월 2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안정 성장을 추구하고 변화를 통해 기회를 포착하는 정책철학을 고수하고 향후 수십 년간 경제발전을 위해 미래지향적 인프라 건설, 메가 투자를 지속 이행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TSMC가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 5곳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고 2016년 이후 5년간 중단된 미국-대만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이 재개되는 등 미국과 대만과의 경제협력 프레임워크가 강화되고 있다”라며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대만과의 전략적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이 2019년부터 중국 투자 대만 기업의 리쇼어링 투자에 대해 인센티브를 강화했고 올해부터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를 위한 고용법 개정과 신경제이민법 제정을 앞둔 만큼 우리 정부도 대만의 관련 정책을 자세히 분석해 해외 투자 한국기업의 리쇼어링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개선,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를 위한 관련 정책 보완을 세밀히 추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