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다음 달 중 상장계획을 발표하며 카카오페이증권에 3000억 원 출자 계획을 밝혔다. 출자가 완료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중견 증권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중 상장 계획을 밝혔다. 이번 상장에서 모집하는 자금은 희망 공모가 최하단 6만3000원 기준으로 1조609억 원이다.
회사는 모집한 자금 중 38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소진하고 2300억 원은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에, 1500억 원은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하는 데 쓴다고 밝혔다. 그리고 카카오페이증권에 30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 자기자본은 741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57개 중 49위다. 자기자본이 더 작은 증권은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지점이다.
자기자본이 중요한 이유는 신용공여 한도 기준이기 때문이다. 리테일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신용공여를 통한 수익 창출인데, 자기자본이 적으면 대출 규모와 수익 역시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에 내년 1000억 원, 2023년 2000억 원씩 총 30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증권은 내년부터 신용융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수백만의 개인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인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단계적인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출자가 완료되면 증권사 자기자본 32위로 급상승하게 된다. 상상인증권, 리딩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보다도 순위가 높아진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올해 하반기 새로운 주식위탁매매 서비스 런칭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한 시스템 투자, 인력 확충,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위한 필요 라이선스 획득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눈길이 가는 점은 출자금 전액을 리테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과거 리테일 부문은 키움증권 등장 후 수수료가 대폭 낮아지며 수익성이 악화해 '천덕꾸러기' 취급받아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래대금이 급등하고 증시 활황이 본격화하면서 핵심 매출처로 자리 잡았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이 훨씬 많은 대형사를 재치고 1조 원 클럽 'TOP5' 안에 들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 증권사는 한국금융지주(1조3806억 원), 미래에셋증권(1조2039억 원), NH투자증권(1조747억 원), 삼성증권(1조275억 원), 키움증권(1조164억 원) 등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리테일 시장에서 주목받으면 괄목할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이)중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종합 금융사업자로의 도약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IB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