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고 선박 소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과 보험사는 이날 성명에서 SCA와의 배상금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며 “절차에 따라 SCA 본부가 위치한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에서 정식 합의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박 역시 압류 해제 준비를 끝냈으며, 오는 7일 출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 모두 배상액 등 합의 내용과 관련해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중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동하던 에버기븐은 지난 3월 23일 선체가 항로를 이탈, 바닥과 충돌하면서 수에즈운하 한가운데 좌초했다. 이 사고로 길이 400m, 폭 59m, 총 톤수 22만4000t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루트를 막아버리게 됐다.
세계 화물의 약 15%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 마비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혼돈에 빠졌다. 특수 구난팀의 대규모 준설과 예인작업을 통해 좌초된 배를 재부양하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다. 선박 정체 현상이 해소돼 통항이 완전히 정상화한 것은 약 12일이 흐른 뒤였다.
이집트 정부는 해당 사고로 하루 158억 원가량의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SCA 측은 처음에는 사고 배상금으로 9억1600만 달러(약 1조422억 원) 규모의 배상금을 요구했다가, 이후 선주 측의 이의 제기에 따라 금액을 5억5000만 달러로 재조정했다.
선박 소유주 측은 당시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배의 수로 진입을 허용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SCA 수로 안내인과 통제센터가 의견 충돌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집트 당국에 손해 배상 금액으로 1억5000만 달러가 타당하다고 대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