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산실이자 서울 종로 3가의 터줏대감 서울극장이 42년 만에 문을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 확산으로 인한 경영난 악화 때문이다.
서울극장은 3일 홈페이지 영업 종료 공지를 통해 “약 40년 동안 종로의 문화중심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극장이 2021년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극장을 운영하는 합동영화사는 시대를 선도할 변화와 도전을 준비 중”이라며 “새로운 도약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극장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 멀티 플렉스들에 밀려 이미 경영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팬데믹까지 영업에 타격을 주자 더는 버티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 측은 영화관을 향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극장은 단성사, 피카디리와 함께 종로를 대표하는 영화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1958년 세기극장으로 시작해 1979년 합동영화사에서 인수한 뒤 서울극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89년 3개 관을 운영하면서 한국 멀티플렉스 효시로 불렸지만, 2000년대 들어 대형 복합상영관이 인기를 끌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이유로 종로와 단성사,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등이 사라지고 피카디리가 롯데시네마를 거쳐 CGV에 운영권을 넘겼지만, 서울극장은 예술영화 상영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