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인권 문제,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 그림자…실리콘 가격 5배 폭등

입력 2021-07-04 14:20 수정 2021-07-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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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결정 웨이퍼용 실리콘, 1년새 1kg당 6달러→27달러로 급등
유리·알루미늄 등 다른 부자재 가격도 상승
중국산 태양광 패널 가격은 약 20% 올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투르판에 있는 한 태양광 발전소 전경. 투르판/신화뉴시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투르판에 있는 한 태양광 발전소 전경. 투르판/신화뉴시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서구권의 갈등이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다결정 웨이퍼용 실리콘 가격은 최근 1년간 5배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해 6월 1kg당 6달러 선이었지만, 최근 27달러가 넘는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의 주요 재료로, 중국이 전 세계 실리콘 생산의 약 80%, 신장은 40%를 차지한다. 이 지역 제조업체에 대한 미국 등 서구권의 제재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리콘 가격 상승의 발단은 작년 여름 신장 자치구의 실리콘 공장 화재 사고였다. 이 지역 공장에서 화재와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올해 5월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산 패널을 무역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하면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유럽에서도 중국제 패널을 문제 삼자 공급 혼란을 우려한 웨이퍼와 패널 제조업체들이 실리콘 사재기에 나섰고 이는 곧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달 말 바이든 행정부가 신장 지역 실리콘 제조업체에 대한 제재를 공표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3일 호신실리콘산업, 신장다초뉴에너지, 신장이스트호프비철금속, 신장GCL뉴에너지 등 4개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 기업이 이들에 수출하려면 연방정부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별도로 상무부는 호신실리콘산업의 태양광 패널 부품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것도 금지했다.

미국이 유럽에도 전방위적인 중국 견제에 동참을 요구하는 만큼 유럽연합(EU)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실리콘이나 태양광 패널 가격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발전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설비 투자의 40%를 패널이 차지하는 만큼 원재료인 실리콘의 가격 상승은 태양광 발전 건설 비용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산업은 저렴한 중국산 패널 보급 확대로 설치 비용이 낮아지면서 재생에너지 시장 발전을 견인해왔다.

실리콘은 물론 유리와 알루미늄 등 다른 부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전 세계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자체 가격도 와트(W)당 0.22달러로 1년 전보다 약 20% 올랐다.

닛케이는 실리콘과 태양광 패널 가격 급등 현상은 태양광 산업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친환경 정책에서도 핵심 분야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인권과 환경보호 문제 중 양자택일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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