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ㆍ정세균 반발에 퇴출된 ‘면접관 김경율’…이재명 "난 좋은데?"

입력 2021-07-0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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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느낀 경선기획단 "김경율 사의, 유인태 대체"
김경율 "민주당 뭥미?" 황당함 표해
이재명 "국민 시각에서 엄정한 검증 필요해"

(김경율 회계사 페이스북)
(김경율 회계사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경선기획단은 1일 대선후보들의 ‘면접관’으로 조국 전 법무장관 사모펀드 의혹을 제기한 김경율 회계사를 섭외했지만, 후보들의 반발에 발표 2시간 만에 번복했다.

경선기획단 대변인인 이소영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날카롭게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3명의 면접관을 섭외했다”며 김 회계사와 김해영 전 최고위원, 뉴스래터 스타트업 ‘뉴닉’의 김소연 대표이사 섭외를 발표했다.

면접관들은 경선 흥행을 위해 민주당에 비판적인 인사와 청년세대를 유치해 대선후보들을 압박면접 하는 콘셉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섭외됐다.

이런 배경에 진보진영인 참여연대 출신이지만 조 전 장관 사모펀드 의혹에 관해 적극 비판한 김 회계사와 민주당 내부에서 쓴소리를 쏟아 내온 김 전 최고위원, 1994년생인 김 대표이사를 선정한 것이다.

3명의 면접관은 국민면접관 200명과 각 후보 캠프로부터 취합한 질문을 대선후보에 전하며 압박할 예정이다.

그러나 섭외 발표 직후 일부 대선후보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 회계사에 대해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 회계사를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는 게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 외부 쓴소리를 듣는 이벤트가 필요해도 이래선 안 된다”며 “김경율씨가 주장했던 이른바 ‘조국펀드’는 대법원 판결로 무죄임이 밝혀졌다. 저는 김경율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서 "이제 조 전 장관을 놓아주자.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리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건가"라며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 즉시 지도부와 전 후보들이 만날 것을 제안한다. 경선이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이재명(왼쪽부터), 정세균, 이낙연 후보가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이재명(왼쪽부터), 정세균, 이낙연 후보가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후보 당사자이자 당의 상임고문이기도 한 두 인사가 공개반발하자 부담을 느낀 경선기획단은 발표 2시간여 만에 김 회계사 섭외를 취소하고 대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선정했다.

경선기획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기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당초 발표한 김 회계사는 조 전 장관 관련 소송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전문가 패널로는 당 원로이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이에 김 회계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뭥미?"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뭥미는 '뭐임'을 타자로 빠르게 입력하면 나오는 오타에서 비롯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말로 비꼬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와 달리 1강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김 회계사 섭외 취소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지사는 이날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독한 국민면접이 당원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이라 비판적인 시각으로 검증하는 게 당과 후보를 위해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며 "본인이 안 한다면 할 수 없지만 국민의 시각에서 엄정한 검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전적 공감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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