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지 일주일 만에 신용등급을 조정받았다. 3조 원이 넘는 인수비용이 시너지보다 크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 평가사 S&P는 전날 'BBB-'인 이마트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지난 24일 에메랄드에스피브이에게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404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3월 말 기준 1조637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금융자산은 2330억 원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으로 이베이 지분 가격 중 약 37% 수준이다.
벌어서 갚기도 부담스럽다. 지난 3년 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1조2000억 원에서 1조 5000억 원 사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마트의 영업현금흐름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자금을 제외해도 기존에 계획된 투자(2021, 2022년)를 충당하기에 충분치 못하다고 봤다. 앞서 이마트는 소매 채널 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S&P는 이 거래가 감독당국의 승인에 따라 향후 9개월 이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규모'라고 평가했다.
이마트의 지금 마련 책으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이 나온다. 이마트는 삼성생명 주식 1176만여 주(지분율 5.8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는 이 날 종가 기준으로 약 1조 원에 달한다. 다만 물량이 지나치게 커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유한 부동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3월 말 장부가 기준 투자부동산만 1조6331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2019년부터 2조 원이 넘는 부동산을 매각하기도 했다.
S&P는 "이마트의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향후 12개월 동안 5배를 상회할 경우, 동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