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당으로 들어와서 치열하게 경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 의원은 30일 오전 당내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나선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들어오셔서 경선판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치사에서 당내 경선이 가장 치열했던 게 YS와 DJ의 경선이고 두 번째 치열했던 경선이 2007년 이명박과 박근혜의 경선"이라며 "치열한 당내 상호 검증과 자질, 도덕성 그걸 다 하고 난 뒤 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매체가 수없이 많다"며 "당에 들어와서 과거 경선 못지않게 치열한 자질 검증, 도덕성 검증을 상호 하면서 탄생하는 후보가 차기 정권 담당자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만큼 같은 야권 주자이지만 연일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날에도 본인의 대국민 인뎁스(in-depth) 보고서 발표회가 끝난 후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게 옳다"며 "상호 경쟁하고 정책 대결하고 도덕성 검증하고 그렇게 하는 게 경선에 좋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X파일' 논란이 불거지던 23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법의 상징인 검찰총장 출신이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여 가지 본인과 가족비리의혹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라며 "정면 돌파해 본인과 가족들의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시기 바란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의 발언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의원은 본인 얘기나 좀 하셨으면 좋겠다"라며 "남 욕 많이 하는 분 치고 잘되는 꼴이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잠재 후보군은 당 밖 후보군에 대해 우려 섞인 비판 메시지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