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세를 지속하던 산업지표가 단기적인 조정에 돌입했다. 전산업생산은 공공행정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석 달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2021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전월보다(이하 동일)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생산은 광공업생산(-0.7%)과 서비스업생산(-0.2%)이 모두 줄었다. 그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등으로 공공운영비 지출이 늘면서 공공행정(8.1%)이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가까스로 증가로 전환했다.
이중 광공업생산은 반도체(5.3%) 등에서 늘었으나, 자동차(-6.6%), 기계장비(-5.6%)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이 줄었다. 기계장비는 반도체 조립장비, 웨이퍼 가공장비 등에서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의복, 음식료품 등에서 판매가 줄어 1.8% 감소했다. 3개월 만에 감소 전환이자 지난해 7월(6.1%)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0%) 판매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8.8%),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4%)가 모두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5월 잦은 강수 등으로 하절기 의류 판매가 감소했고 나들이객도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지난 3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기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3.5% 줄며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탓이다. 건설기성은 토목(-8.5%)과 건축(-2.6%)이 모두 줄었다. 건설수주는 건축(-8.4%) 부진에도 토목(57.5%)이 늘며 전년 동월보다 2.2% 증가했다. 어 심의관은 “3개월 연속 증가에 따른 상대적 조정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19년 말부터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증설을 대규모로 진행하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반도체 경기도 상당히 좋으며, 모니터링 결과 설비 증설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통계청은 전반적인 산업지표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인 조정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모든 지표가 전년 동월 대비로는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등은 연초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P)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구성지표에선 건설기성액, 광공업생산지수 등은 감소했으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수입액 등이 증가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4P 오르며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건설수주액은 감소했으나, 재고순환지표, 경제심리지수 등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