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 씨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의 공정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임 작가는 90년대생의 눈으로 기성세대와 사회를 비판하는 2030 청년들의 대변인으로 통한다. 페이스북에서 여러 번 입시제도에 날 선 비판을 하던 임 작가다. 이번 책에서도 임 작가는 교육 제도의 맹점을 꼬집었다.
2030 청년들이 교육의 공정에 합의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 작가는 고도성장이 둔화되고 90년대생이 계층적으로 분열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 작가는 “소수의 상위 자리를 갖기 위해 격렬한 경쟁이 진행됐고, 거기에 못 들어가면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안 보인다”며 “절망과 좌절이 이어져 갈등이 더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정시와 수시의 공정성 경쟁이 촉발됐다. 어느 제도가 더 공정한 것인지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 작가는 두 제도를 비롯한 교육제도가 공정하게 작동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임 작가는 “학벌이라는 자원은 한정돼있고 이를 차등 분배할 수밖에 없다면 무슨 개혁을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라며 “한번 학벌이 정해지면 바꾸기 힘든 만큼 구성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 작가는 이 과정을 거치는 청년들이 바라는 공정함은 ‘예측가능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가 어느 정도 노력을 투여했을 때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것을 예측할 수 있게, 합리성에 부합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내가 이만큼 노력했을 때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노력해도 위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학벌 시스템을 손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파격적인 제언을 했다. 학벌이 나뉘어있는 한 이를 획득하기 위한 사회적 경쟁 욕망이 잔존할 수밖에 없고, 어떤 입시제도가 나오더라도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 작가는 “핵심은 대학교가 학부 교육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이라며 “대학 학부 교육을 온라인화해 독점하지 않도록 하고, 업무 수행을 할 수 있을 만한 학사 학위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