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델타변이’ 확산 속 거리두기 완화, 중대 기로다

입력 2021-06-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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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된다. 국내 백신 접종률이 1차 30%에 이르고, 2차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강제적 방역의 고삐를 푸는 조치다. 확진자 수도 21일 0시 기준 357명으로, 4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점차 잦아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델타변이는 기존 감염원보다 전염력이 3배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 인구의 백신 접종률이 1차 80%, 2차 60%를 넘은 영국에서 최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하루 1만 명 넘게 나왔다. 러시아도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들 다수가 델타변이 환자라고 한다.

델타변이는 작년 가을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유럽 전역과 세계 80여 개국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감염사례가 아직 150여 명으로 많지는 않지만, 전파력이 워낙 강해 코로나19 재확산의 우려를 키운다. “델타변이가 코로나 확산의 지배종으로, 올가을 다시 대유행을 가져오면서 방역대응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나왔다.

다음달부터 수도권의 사적 모임은 종전 4명에서 6명까지, 비수도권은 인원제한 없이 가능하다. 수도권의 식당·카페·유흥시설은 밤 12시까지 문을 열 수 있고, 실내 체육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 직계 가족 모임에도 사실상 인원 제한이 없어진다. 해외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국내 입국 시 격리도 면제된다. 학교는 2학기부터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운용된다.

방역에 큰 지장이 없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당연히 필요하다. 우선 국민들이 끝없는 모임 제한과 거리두기 통제에 너무 지쳐 있고, 일상생활 회복을 통한 경제 정상화도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문제는 방역의 빈틈이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완화하되 자율적 방역에 방점을 찍고, 수칙을 어기는 경우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식으로 방역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최대한 자율적 협력이 이뤄져야 하는데, 효과는 솔직히 의문이다. 긴장감을 놓으면 예기치 못한 감염확산의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변이 바이러스에 심각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거리두기를 완화한 이후부터가 정말 중요한 시기이고, 코로나 극복의 갈림길이다. 델타변이의 유행을 막지 못하면 그동안의 코로나 대응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간다. 정부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갖고, 코로나 재확산에 대비한 방역체계 점검과 백신 접종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다행히 백신 접종이 델타변이의 감염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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