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매주 월요일 열리던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대신 대북 대화 재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면담 등 국내외 현안을 점검하며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수석·보좌관 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비공개로 이뤄지는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은 예정되로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인 20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있었던 만큼 그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방한 중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사가 21일 노덕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을 만나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만큼 논의결과도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회동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성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접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국자간 실무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미국측에 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화와 대결 모두를 언급한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주목하며, 우리 역시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평양으로부터 만남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대화 언급이 우리가 곧 긍정적 회신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대화 제안에 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먼저 응답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며 북한에 만남을 제안한 상태지만, 북한은 '잘 접수했다'는 반응만 보일 뿐 구체적인 답신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열린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도 여러 차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발언이 나왔다.
노규덕 본부장은 "한국 정부는 한미간 협의와 조율을 통해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호 이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의 복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성 김 대표는 "유의미한 남북 간 대화와 협력, 관여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언급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대면협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성 김 대표는 22일 오전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한미간 대북정책 고위급 양자 협의를 하고 오후에는 학계 및 시민사회 인사들을 만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