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운·제조업 허브’ 광둥성, 코로나 이어 전력난 몸살…글로벌 물류대란 심화

입력 2021-06-20 14:25 수정 2021-06-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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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옌톈항 혼란, 서커우·츠완·난사 등 다른 항구로 확산
인도발 델타 변이 출현에 항공기 700편 이상 취소
‘제조업 집적지’ 광둥성, 전력 부족에 정전 조치 요구까지

▲ 5월 17일 중국 선전 옌톈항 인근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이 보인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 5월 17일 중국 선전 옌톈항 인근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이 보인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해운과 제조업 허브인 광둥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이어 전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뜩이나 압박을 받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당국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항공편을 취소하고, 지역사회를 봉쇄하며 해안선의 무역을 중단하는 등의 조처를 취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컨테이너항 가운데 하나인 선전 옌톈항은 지난달 말 부두 근로자들 사이에서 감염이 확인되면서 거의 일주일간 폐쇄되기도 했다. 그 후 감염률이 낮아져 많은 작업이 다시 시작됐지만, 피해는 면치 못했다. 조업이 재개된 옌톈항은 아직 평시 수준의 운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출항 대기 중인 컨테이너와 선박이 엄청나게 밀려 있다.

문제는 선전 옌톈항에서 시작된 혼란이 다른 항구로 번져 나갔다는 점이다. 옌톈항의 정체는 서커우, 츠완, 난사 등을 포함한 광둥의 다른 항구에까지 확산했으며, 이러한 도미노 효과는 세계 해운업계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 단체인 발틱국제해사협의회(BIMCO)의 피터 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옌톈항의 지체는 이미 압박을 받는 글로벌 공급망에 추가적인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사람들은 올해 말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갈 때 그들이 찾던 모든 것을 진열대에서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종을 울렸다.

특히 최근 선전시에서 전파력이 더 센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또다시 코로나19가 항만 운영 및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선전시 공항 내 식당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원이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 ‘델타’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델타 변이의 감염력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40~8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전 공항 당국은 이날 이용객에게 48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핵산 검사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한편, 700편 이상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둥성은 이례적인 전력 부족에 휩싸이고 있다. 강우량이 예년에 못 미치고 석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발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기업에서는 사태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이달 초 현지 석탄 가격은 t당 878위안(약 15만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70% 급등했다.

전력 당국은 지난달 전력 부족을 이유로 산업 또는 기업별로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일본계 금속 부품 메이커 회사는 이달 초 현지 당국으로부터 일주일에 이틀씩 정전 조치를 요구받았다. 정전일에는 경비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밖에 사용할 수 없다. 만약 규정량을 초과해 사용하면 정전 시간이 연장되는 ‘벌칙’이 따른다. 당장은 생산량 확보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러한 제한 조처가 더 엄격해지고 장기화하면 부품 공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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