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미사일 시스템을 감축하기로 했다. 중국과 러시아 도전에 대응에 집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다수 언론사들은 미 국방부가 이라크와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국가에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8개 포대를 철수시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에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철수하고, 다른 중동 지역에선 제트 전투기 비행 중대 역시 감축하기로 했다. 관련된 군병력 역시 조정할 예정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달 2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하며 이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중동에서의 방어체계 철수는 최근 중동 지역에서의 정세 변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 강화 등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전했다.
다만 중동을 빠져나온 병력과 장비가 어디에 재배치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WSJ도 "사우디에서 철수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반드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비를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과 운영, 경비 인력을 미국에 복귀시켜도 군이 다른 곳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국방부가 이미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고자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국가 안보환경에 가장 큰 경쟁국가로 설정하고, 중동 등 다른 국가에서 감축한 방어체계를 중국 위주로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움직임은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른 자원 재편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