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지난 17일 새벽 난 불이 꺼지지 않아 진화작업이 50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늘(19일) 전문가 등을 투입해 건물 안전진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9일 화재 발생 사흘째를 맞았지만 물류센터에서는 아직도 회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전날 오후 큰 불길은 대부분 잡혀 연소 확대 가능성은 낮지만, 건물 내부에 적재물이 겹겹이 쌓여 미로처럼 꼬여있다 보니 소화기 용액이 닿지 않는 곳이 있어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 건물의 내부 적재물은 1620만 개, 부피로 따지면 5만3000여㎡에 달했으며 종이나 비닐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았다.
게다가 건물 골조가 강한 불길에 장시간 노출된 탓에 건물 붕괴 가능성이 커 소방관들의 내부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건물 2층의 바닥 일부가 휜 채로 주저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은 이날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경기도 안전특별점검관, 국토부 관계자,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을 19일 중 화재 현장에 투입해 안전진단을 실시할 것"이라며 "우선 전문가들은 오늘 오전 9시까지 현장에 집결하고 여건이 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안전진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과에 따라 건물 내부에 진입해 진행하는 잔불 진화작업과 실종된 경기도 광주소방서 김동식(52) 119구조대장에 대한 구조작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화재는 17일 오전 5시 20분께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분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8시 19분께부터 한동안 큰 불길이 잡혔고,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께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낮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가 재차 발령된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화재로 실종된 김 대장은 인명검색 등을 위해 지난 17일 오전 11시20분께 대원 4명을 이끌고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쏟아진 적재물에 의해 고립돼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즉시 철수하라’는 명령으로 현장을 탈출하던 김 대장은 대열 맨 마지막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