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4개 종목의 성격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뚜렷하게 나뉘었다.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동의 1ㆍ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으로 3ㆍ4위 자리를 꿰찼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양대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ㆍ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바이오 인기몰이 흐름을 타며 3위를 노렸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전기차 배터리업종 강세였던 LG화학은 각각 5위와 6위로 하락했다.
국내 최상위 우량주에 하드웨어 주력기업과 소프트웨어 주력 기업들의 기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두각을 보인 기업은 카카오로 하루가 멀다고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자회사들이 줄줄이 시장 진입을 앞두는 등 개별 호재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 최근 카카오가 지분 40%를 보유한 카카오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의 보험업 영업 예비허가를 받은 점도 주가 상승동력으로 작동했다. 주력 자회사들이 잇달아 증시 데뷔를 앞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손해보험이 연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주요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도 임박했다”며 “이들 기업의 상장이 현실화되면 기존 은행 지주를 넘어서는 기업가치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총 3위 네이버는 검색 포털사이트 1위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쇼핑 사업이 커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은 네이버17.4%, 쿠팡12.4%, 이베이11.2%, 11번가6.2%, 위메프4.3% 순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전 세계 5위 수준, 소매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쇼핑의 가치는 28조 원으로 평가하면 올해 예상 거래액 대비 주가매출비율(PSR) 0.7배 수준”이라며 “쿠팡의 올해 PSR 2.7배 대비 70% 할인된 수준으로 30~50%로 축소시 네이버쇼핑의 가치는 46조7000억~65조3000억 원으로 상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전체 기업 가치도 103조7000억~122조3000억 원까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검색 포털 사업과 모바일 메신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대표 분야에서의 시장 장악력으로 다른 영역까지 확장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사업 기회는 떨어지지만,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는 독보적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점유율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의 결은 다르다. 주력 진출 무대가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에 뻗친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전망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주가 상승 후반부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3분기 디램(DRAM)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 상승과 함께 실적 추정치 상향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