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취임 일성으로 ‘비빔밥’ 비유를 쓰며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수락 연설에서 “비빔밥 고명을 갈아버리지 않기 위해 ‘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던져야 한다. 하나의 표상을 만들어 따름을 강요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내가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당의 후보가 되고 문재인 정부를 꺾는 총사령관이 되길 바라신다면 다른 주자를 낮추는 걸로 당선시킬 수 없다. 상대가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우리의 경쟁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전당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빔밥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 당 밖의 대선 주자들 중에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는 사람도 합류한다면 생각이 닫히지 않은 상태로 왔으면 좋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한 입장이 닫히지 않고 들어오면 우리 지형이 넓어진다. 당내 일부가 불편해한다고 용광로가 돼 녹아들기를 강요하면 훌륭한 대선 주자가 와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부연했다.
즉, 탄핵 문제를 비롯해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의 역린을 건들지 않겠다는 ‘갇힌 생각’을 갖지 말고 개성을 유지한 채 당에 들어와 경쟁하라는 것이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특정 후보를 당 차원에서 밀어주지 않으니 ‘비빔밥 고명 중 하나’로서 경쟁에 임하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윤 전 총장이 야권 대권 주자 중 지지율 1위여도 특별대우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입당이나 (국민의당) 합당 전까지 우리 당의 대선후보 경선 룰 세팅은 당내 의사가 주가 돼 특정 주자한테 유리한 룰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경선 일정은 아무리 당겨도 실무적으로 8월 말 이후에나 시작할 수 있어 특정 주자가 들어오는 걸 배제키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의 친소관계로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등 유리한 국면을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취임과 함께 일찌감치 불식시키는 발언이다. 유 전 의원이든 윤 전 총장이든 개별 주자들을 고려하지 않고 당내 의사결정만으로 경선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