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플랫폼내 배송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 등 빠른 배송 시스템이 패션 이커머스의 기본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여성 패션플랫폼 시장에서 배송 속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브랜디는 이달 말까지 ‘하루배송 무제한 무료반품’ 파격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브랜디의 '하루배송' 상품을 구매할 경우 주문 상품 개수 및 최소 금액 제한, 횟수 제약 없이 무제한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 브랜디는 현재 전 상품 무료 배송을 제공하고 있어 배송과 반품 전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브랜디는 ‘하루배송’을 핵심 브랜드 콘셉트로 삼았다. 하루배송은 주문 상품을 반나절 만에 받을 수 있는 빠른 배송 서비스로 △저녁 도착 △새벽 도착 △오늘 출발로 구분해 제공한다. 이번 무료반품 서비스는 하루배송의 확장판으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했다는 게 브랜디 측 설명이다.
브랜디 관계자는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일상화되면서 ‘하루배송’이 올 상반기에만 작년 연말 대비 3배 규모로 고속 성장할 만큼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파격 서비스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지그재그는 3월 시범 운영하던 ‘제트온리’ 서비스를 ‘직진배송’으로 재단장해 최근 공식 론칭했다. 직진배송이란 밤 9시 이전에 주문하기만 하면 다음 날 바로 옷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직진배송 대상 품목도 종전보다 확대해 자체 제작상품뿐 아니라 동대문 사입상품까지 넓혀 국내 최대규모의 소호몰을 포함한 5000여 판매자들로 늘렸다.
여성 패션플랫폼이 빠른 배송서비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우는 건 이들 업체의 특수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성 패션플랫폼은 오픈마켓(일반인들이 벼룩시장처럼 온라인에서 옷을 자유롭게 판매하는 서비스)과 다양한 패션사업자들을 최대한 끌어모아 풍부한 상품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벌의 옷을 주문하면 배송이 느려지는 것은 물론 한꺼번에 배송받기조차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A/S를 비롯한 고객 서비스 역시 일괄 책임지는 곳이 없어 느린 배송과 부실한 고객서비스는 여성 패션 이커머스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패션 플랫폼 업체들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물류와 배송경쟁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풀필먼트 서비스란 제품 보관부터 재고관리, 배송, 고객서비스 등 전반 과정을 처리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뜻한다. 쿠팡이 자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패션플랫폼의 풀필먼트 서비스에서 취급하는 품목이면 전부 일괄배송에 고객서비스까지 패션플랫폼이 주도적으로 책임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풀필먼트 서비스가 구축되면 입점 편의성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패션플랫폼이 나서서 물류전반을 '대행'해주기 때문에 셀러들을 많이 끌어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면서 "셀러가 모일수록 소비자와 데이터가 많이 쌓여 패션플랫폼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는 놓칠 수 없는 경쟁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일찌감치 6년 전부터 풀필먼트에 투자해 자체적인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에이블리의 풀필먼트센터는 1000평 규모로 24시간 운영을 통해 사입부터 상품검수, 포장, 배송,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단계를 도맡아 시행한다. 에이블리는 향후 풀필먼트 서비스를 동대문 도매상과 소매상을 연결하는 기존 형태에서 나아가 제조와 소매, 제조와 도매까지 연결하는 ‘체인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브랜디도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해 일찌감치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수요예측 기술을 적용한 '하루배송' 서비스를 지난해 도입했다. 브랜디는 자체 개발한 동대문 풀필먼트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연내 풀필먼트 센터를 4000여 평 규모로 확장해 하루배송을 포함한 전체 물동량을 3배 확대할 계획이다.
지그재그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지그재그의 배송시간은 최대 3일 단축됐고, 밤 9시까지 주문해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직진배송이 가능해졌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중소형 판매자들이 신상품을 직진배송으로 선보이자 판매가 급증해 리뷰 수와 평점이 올라가고 단기간 내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판매가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을 확인했다”라며 “물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상품을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하고, 판매자들은 배송 경쟁력을 통해 매출 상승과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동대문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