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경보다 성장이 우선…경제 사령탑 NDRC, 기후변화 대책 제동

입력 2021-06-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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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RC, 탄소 배출 거래제도 범위 축소
에너지·탄소배출 목표 등서 환경 당국보다 더 큰 영향력
중국,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27% 차지

▲한 남성이 5월 28일 중국 상하이의 한 석탄화력발전소를 지나가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한 남성이 5월 28일 중국 상하이의 한 석탄화력발전소를 지나가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이 환경보호보다 경제성장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중국 경제정책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기후변화 대책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NDRC가 중국 8개 도시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마친 후 이달 말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국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거래 제도 범위를 축소했다고 전했다.

중국 생태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배출 거래제 초안에서는 8개 부문 6000개 기업이 대상이었지만, NDRC의 개입으로 중국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약 2200개 기업으로 줄었다.

환경 당국이 제안한 배출가스 절대 상한제가 아니라 예년 실적을 기반으로 한 상대적 허용치로 기준을 축소하면서 기업들에 더 많은 여유도 허용했다. 소식통들은 경제 관료들이 성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우려해 그 계획의 조항들을 약화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탄소 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 수립 협상에서도 NDRC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생태환경부가 존재감을 더하고 권한이 강화돼 영향력을 키우는 듯했지만, NDRC가 에너지와 탄소 배출 목표 설정에서 여전히 환경 당국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시 주석의 목표 발표 이후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사무위원 겸 부총리는 환경 당국에 국가 배출권 거래 시장 설립을 가속화하고, 로드맵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올해 3월 국무원이 로드맵 작성 담당자를 올렸을 때 첫 번째 책임자로 꼽힌 것은 환경부가 아닌 NDRC 관료였다. 정부가 지난달 로드맵 작성을 감독할 공산당 간부 5명을 배치했을 때에도 3명이 경제 담당 고위 관료였다. 이처럼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 작성 권한을 환경부가 아닌 경제 부처가 가져가게 되면서,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은 더 뒷걸음질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NDRC가 마냥 환경 정책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 곳 관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회복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NDRC의 지시로 중국 철강 허브 탕산시 당국은 지난달 말 업체들을 대상으로 탄소 배출을 30~50% 감축하라는 지침을 취소했다.

중국이 경제성장과 환경을 저울질하면서 주춤하는 사이에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강해지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는 지난 4월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와의 회동에서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기후변화 대응을 주문했다. 영국에서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에 대해 해외 석탄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줄이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사회사 로듐그룹에 따르면 중국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19년 기준 전 세계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미국(11%)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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