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서 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집니다. 언론과 법무 경력 등을 바탕으로 현장에 맞는 로우 리스크(law risk) 예방과 여러 안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역할이죠.”
김수희 부산은행 사외이사는 9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외이사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산은행 이사회에서 ‘젊은 피’로 통한다. 평균 연령 60세인 등기이사 중 유일한 30대다. 언론과 법조, 유통회사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법령 개정으로 이사회를 동일 성별로 구성할 수 없게 되자, 부산은행이 모셔온 ‘귀인’이다.
이사회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열리며 은행장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학계와 경제계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이다. 실무진도 동석해 안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이런 쟁쟁한 이사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든든한 경력 덕분이다.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현재는 오아시스마켓에서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며 법무팀장과 PR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BNK캐피탈 사외이사를 역임하다 올해 3월에는 부산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최근에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펀드판매·비대면 상품 실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입법 취지와 배경을 바탕으로 실무에 어떤 식으로 적용될 지 다각도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이사분들 경력이 워낙 화려하시고 경력도 오래 되셔서 처음에는 많이 주눅 들었어요. 하지만 제게 기대해주시는 역할이 있고 과거 경력 등 덕분에 발언을 많이 했죠. (이사회에서) 다양성 부분을 채워드리기 위해서 솔직하고 진솔하게 접근하고 있어요.”
언론사 재직시절부터 금융업계와 투자업계를 취재했으며 변호사가 된 후에도 기업 관련 송사를 맡았다. 오아시스마켓에 합류한 후로는 각종 특허 등록이나 지식재산권 분쟁, 계약서 작성 등부터 기업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법률문제를 해결 중이다.
본업인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도 급성장 중이다. 새벽배송업체인 만큼 물류센터 업무도 일찍 시작해 새벽 출근도 많다고 했다. 회사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단순히 법률팀장으로 해야 할 역할 뿐만 아니라 소소한 업무까지 맡아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경력들이 모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기자나 변호사 시절에는 회사를 밖에서 바라봤다면 지금은 안에서 키워나가고 있다. 안에서 내린 의사결정이 밖에서 어떻게 보일지를 알고, 공익과 사익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기자 시절에도 미담기사를 쓰는 걸 좋아했어요. 기업이 좀 더 따뜻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회사는 직원을 배려하고, 직원은 걱정 없이 열심히 일해서 회사가 더욱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