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전국민 재난지원금, 코로나19 극복 화룡점정이다

입력 2021-06-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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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금융전문기자

‘화룡점정(畵龍點睛).’ 용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말이다. 가장 핵심이 되는 부문을 마무리함으로써 일을 완벽하게 마친다는 의미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도 정부와 여당은 추경 규모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형국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자국채 발행이 없는 선별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개인별 재난지원금을 검토 중이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로서는 가급적 재정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는 게 당연할 수 있다. 다만, 재정건전성에만 몰입해 쓸 때조차 쓰지 않는 게 아닌지 곱씹어볼 일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했던 박근혜정부 당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조차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재정은 긴축적이라며 이례적이지만 수차례나 지적하고 나섰을 정도다.

올해 1차 추경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48.2%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추경으로 50%를 넘길 수도 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비율 45.6%는 비교 가능한 29개국 중 22위에 그쳤다. 전 분기 대비 증가폭(0.4%포인트)도 20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인당 GDP에서 우리에게 추월당한 G7(주요 선진국 7개국) 국가인 이탈리아는 같은 기간 전 분기보다 8%포인트 상승한 171.8%를 기록했다. 올 GDP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3개 선진국(미국·호주·한국) 중 하나로 꼽힌 호주 역시 같은 기간 8.2%포인트 증가한 59.9%에 달했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에 마냥 퍼 쓸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쓸 때는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

보편지원이 선별지원보다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14조3000억 원 규모로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작년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5%(전년 동기 대비 -4.0%)를 기록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없었던 3분기(각각 0.0%, -4.4%)와 7조8000억 원 규모로 2차 선별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9월 직후인 4분기(각각 -1.5%, -6.5%)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도 민간소비는 작년 2분기 0.7%포인트를 보인 데 반해, 3분기(0.0%p)와 4분기(-0.7%p)는 부진했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도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면서 끝이 보일 조짐이다. 정부 당국이 당초 예상한 11월 집단면역 달성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인도발 변종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탈출구를 향해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경제 상황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보수적 전망 성향이 강한 한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올려 잡았을 정도다. 추가 추경과 집단면역 조기 달성 등을 감안하면 4.8%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많은 지표들도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올 1분기 GDP는 전기 대비 1.6% 성장을 기록했다. 잘해야 1%대 초반일 것이라는 시장 예측을 크게 웃돈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수준이다. 한은은 이 같은 회복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를 1로 봤을 때 1.00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는 주요국 대비 회복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다. 미국(0.980), 일본(0.942), 독일(0.934)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955)보다도 높다.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1.126), 수출(1.031)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건설투자(0.980)와 민간소비(0.945)는 부진하다.

한은은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회복과 소득여건 부진 완화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동향 6월호를 통해 소비심리가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기업과 소비자심리를 종합한 후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경제심리(ESI) 순환변동치는 5월 기준 104.8로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부진했던 소비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이때,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경기회복을 알리는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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