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서 보여준 2030…회피·거부보단 직면해야"
본경선 자신감 "당심은 조금 느리게 반응할 뿐…상승세"
짧은 경력 우려에 대해선 "노무현·이명박·문재인 1.5선 이하"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가 하지 않은 세 가지가 있다. ‘선거’ 하면 으레 볼 수 있는 캠프를 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접객도 지양한다. 그 흔한 단체문자도 보내지 않았다.
이 후보는 1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는 중요한 본질을 건드려야 하는데, 캠프 열고 접객하다 보면 돈은 돈대로 쓰고 선거 외적인 요소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며 “단체문자도 보내지 않아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1등 하지 않았느냐”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젠다 세팅이며 앞으로도 잘해야 한다"며 “최근 보궐선거에서 표심이 어디로 향했는지 명확히 보여준 20·30세대 문제 등 국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 이슈를 공감하고 다뤄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실 이 후보가 애초부터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나설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출마 결심을 한 시점은 불과 한두 달 전이다. 이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표를 많이 받았음에도 결과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2030 어젠다를 정치권에서 다루거나 세대분열(봉합)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같은 인식이 전혀 없어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오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해왔던 지역구도로 가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영남, 수도권 선전이 우리의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전략이 근본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보궐선거를 전후로 2030의 니즈가 극에 달한 시점에 이 후보가 던지는 메시지는 공감대를 불러일으켰고 그의 당권 도전은 시의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이 후보는 본인이 '젊치인 돌풍'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 10년 가까이 정치, 방송 활동을 하면서 단순한 입담이 아닌 여러 상황에서 관점을 드러냈으며 이것이 국민에게 각인이 된 것 같다. 적어도 이준석은 이슈를 피해 다니지 않는다는 점을 공감하는 것 같다”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공감형 정치, 소통형 정치가 이젠 그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또한 국민이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연설문, 당원들에게 보내는 문자도 직접 작성한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그는 “정치는 필설로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제가 노력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본인의 확고한 의지와 메시지가 여론의 지지까지 받다 보니 그의 자신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후보는 다가오는 국민의힘 당대표 본경선에서 당심 영향력이 70%로 훨씬 커지는 상황 역시 두렵지 않다. 오히려 승리 기대감도 엿보인다.
그는 “현재는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있지만, 당심은 조금 느리게 반응할 뿐이다. 정치에 고도로 훈련된 당원들이라 느리게 나타나는 것이지 당심이든 민심이든 상승 추세라고 보고 있다”며 최근 현장에서 느낀 열띤 민심·당심을 회상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당대표 후보의 하향식 부탁 관례는 고리가 끊어진 것 같다”며 “누구나 스마트폰을 접하고 유튜브로 연설을 보는 상황에서 조직 정치도 이제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의 ‘원내 경험과 연륜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이를 불식시키는 사례를 들며 일축했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우려는 모순 그 자체"라며 "당대표보다 큰 권한을 가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론되는 범여권·야권 1위 후보 둘 다 원내경험이 없으며 노무현(1.5선), 이명박(1.5선), 문재인(1선) 등 역대 대통령 역시 경험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30대 이 후보가 국민의힘을 이끌게 되면 ‘말을 많이 하는 소통 정당’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수많은 의견이 소통돼야 하며, 두려움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치 할 필요가 없다”며 “민주당 역시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리그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