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줄줄이 상장폐지...투자자 ‘엇갈린 희비’

(게티이미지뱅크)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코스닥 기업들이 결국 증시에서 퇴출 당한다. 상장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잠시 유효기간을 늦추기도 했지만, 결국 상장폐지로 결정나면서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심의를 진행한 결과 행남사, 제낙스, 에이팸 등 세 기업을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정리매매가 시작된 곳은 에이팸이다.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이후 내달 4일부터 아예 증시에서 사라진다.

에이팸은 사명변경 전 에스모란 회사로 운영됐다.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게 됐다. 이후 경영진의 횡령 혐의가 발생하면서 상장폐지 의결을 받기도 했다.

행남사, 제낙스는 오는 27일부터 정리매매를 진행한 후 내달 7일 나란히 증시에서 퇴출된다. 국내 대표 도자기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던 행남사는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경영악화가 누적돼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게 됐다. 제낙스는 2019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상장폐지로 가닥이 잡혔지만, 거래소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시간을 버는 기업들도 있다.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상장폐지 확정 이전 기업의 마지막 발버둥으로 해석된다. 통상 형식적 심사사유에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

럭슬은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법원 판결 전까지 상장폐지 절차가 잠시 보류된 상태다. 결정은 본안판결 선고 시점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럭슬은 애초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7매매일 간 정리매매를 진행한 후 내달 4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었다. 맥스로텍도 17일에 진작 상장 폐지될 예정이었지만, 법원 판결까지 퇴출기간을 늦춘 상태다.

팍스넷도 한국거래소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의 결정 확인까지 정리매매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업심사위원회는 현진소재에 대해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심의를 다시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매년 코스닥 상장사들이 줄줄이 증시에서 퇴출당하자 정보 비대칭성, 질적 관리 부족 등을 이유로 ‘코스닥 디스카운트’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근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배경에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 10월 이후 949개사(스팩·이전상장·재상장 포함)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는데, 같은 기간 상장폐지된 기업은 절반 수준인 445개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