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투트랙' 전략이 순항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백신의 위탁생산(CMO)으로 국내 백신 공급에 숨통을 틔우는 한편 축적된 기술력으로 백신을 직접 개발해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3상을 앞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2000억 원(1억7340만 달러)을 추가 지원한다고 24일 밝혔다. CEPI의 이번 결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의 개발을 위해 CEPI로부터 약 2369억 원(2억1010만 달러)을 확보했다.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합성항원백신이다. 지난해 말 임상 1/2상에 진입, 현재 임상 2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르면 다음 달 다국가 임상 3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포함한 관련국 허가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임상 3상 진입이 유력하다.
업계는 CEPI가 임상 1/2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인 GBP510의 개발 성공에 기대를 걸고 이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 디자인 기술이 결합한 GBP510은 CEPI의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외에도 자체기술로 개발한 코로나19 합성항원백신 'NBP2001'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개의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개발해 차례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NBP2001은 순수 우리 기술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임상 속도가 빠른 백신부터 상용화해서 두 가지 백신 모두 성공적으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노바백스 백신의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표를 달고 공급·유통될 예정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의 시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업생산은 식약처의 품목허가 이후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허가가 나는 대로 상업생산을 개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노바백스와 백신 4000만 도즈(2000만 명분)을 계약했다. 3분기까지 1000만 명분 도입을 완료하고, 4분기까지 남은 물량을 모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공언한 초도물량 도입 시점은 올해 상반기 중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현지에서 원부자재 수급의 어려움으로 생산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당분간 필요한 원부자재를 충분히 확보해 국내 생산에 어려움이 없다는 판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초도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원부자재는 물론 3분기 목표인 2000만 도즈를 생산하기 위한 원부자재 공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후 필요한 원부자재는 지속해서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잡는 차세대 백신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로 백신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기 위해 스카이셀플루 생산라인을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