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원지검 수사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것을 두고 “억지춘향”이라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13일 춘천지검을 방문하면서 이 지검장의 기소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수사는 수원지검에서 해놓고 정작 기소는 중앙지검이 하는 것이 좀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느냐”며 “형사소송법에 관할이라는 게 있는데 이를 맞추기 위한 억지춘향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수사를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고 수사를 지켜봐 왔지만, 수원지검에서 수사했으면 수원지검에서 기소하는 게 마땅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전날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앞서 기소한 이규원 검사 사건과 병합 신청하기 위해서다.
박 장관은 관할을 문제 삼으면서 이 지검장 기소 자체에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의 직무배제 등 여부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쉽게 결론 낼 문제가 아니다”며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이 지검장의 혐의가 감찰·징계 대상인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면직·정직 사유에 해당해 징계 청구가 예상되는 검사의 직무정지를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기소에 따른 통상적인 검토로 대검이 직무정지를 요청해도 장관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춘천지검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평검사들과 간담회를 했다. 18번째 정책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오후에는 춘천의 한 과수원을 방문해 사회봉사 명령 대상자들과 농촌 일손 돕기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