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시작된 롯데와 신세계의 신경전이 갈수록 '장외'로 번지고 있다. 양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유통 계열사가 할인 행사에 나서는가 하면 야구단을 활용한 브랜드를 출시하고, 야구장에 식음 업장을 내기도 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최근 특허청에 '최신맥주'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최신맥주'는 야구팬 사이에서의 '최정-추신수-제이미 로맥-최주환’으로 이어지는 SSG랜더스의 주축타선을 뜻하는 은어다.
최신맥주는 곡물부터 닭고기, 맥주 등 식품 사업을 위한 상표로 예상된다. 이마트24는 "상표권만 선제적으로 등록한 상태로 어떤 상품을 염두에 두고 (상표권) 출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식품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8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 SSG랜더스필드 1루 1층 매표소 옆에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을 오픈했다.
야구를 관람하며 햄버거, 치킨, 감자 칩,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야구장 전용 메뉴 '랜더스 팩'(Landers Pack), '랜디 팩'(Landy Pack) 등도 선보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SG랜더스 창단식에 앞서 "야구에 열정적이면 본업과 연결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야구장을 유통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롯데그룹 역시 야구단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신세계에 맞불을 놓고 있다. 롯데온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7개 롯데 유통 계열사들은 온라인에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자이언츠 빅토리 데이즈(VICTORY DAYS)’ 행사를 진행중이다.
행사 기간에는 상품 할인을 비롯해 각사별로 준비한 퀴즈를 비롯해 홈런 개수 및 경기 스코어 맞추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자이언츠의 승리를 응원한다.
이번 행사는 11일부터 사흘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유통 라이벌인 SSG랜더스와의 경기에 맞춰 기획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먼저 롯데온은 행사 기간 앱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10+10+10 혜택’을 제공한다. 1만 원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한 10%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5만 원 이상 엘페이(L.Pay)로 결제 시 10%에 해당하는 5000점을 엘포인트로 돌려준다. 롯데카드를 이용하면 추가로 10% 즉시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롯데온 내 롯데백화점몰과 롯데마트몰은 최대 10% 할인 쿠폰 및 10% 추가 카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롯데슈퍼프레시도 최대 10%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이외에 롯데하이마트와 롯데홈쇼핑도 온라인에서 구매 시 각각 최대 10%, 최대 7% 할인을 제공한다.
구단주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첫 잠실 경기를 관람하고자 잠실 구장을 방문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2015년 9월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이를 두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클럽하우스를 통해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며 "계속 도발하겠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10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SSG랜더스, 스타벅스 유니폼 입는다"는 문구와 함께 'SSG 랜더스 스타벅스 유니폼' 이미지를 게재하며 '랜더스벅'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