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지난달 8일 첫 출근해 바로 업무를 시작한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첫날부터 능숙하게'란 슬로건에 맞게 잇따른 현장 행보와 대안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9개월간 시장 공석의 조직을 추스르고 서울시의회, 자치구와의 소통과 협치의 모습을 보이며 시정 안정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한달간 공식 현장 방문 14차례, 공식 간담 9차례, 기자설명회 9차례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오 시장은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서울형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안하며 업종별ㆍ업태별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 착수했고 정부에 자가검사 키트 도입을 촉구했다. 그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가검사키트 2종 승인과 서울시교육청의 일선 학교 시범 도입 결정을 이끌어냈다.
서울시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부동산 정책에 성과를 내기 위해 정책기조를 '신중하지만 신속하게'로 정하고 주택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오 시장은 취임 후 투기를 차단하며 재건축에 속도를 낸다는 실리적 접근을 통해 내실을 기하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정상화의 기대심리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브리핑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 동원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먼저 근절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행정의 연속성과 실용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27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이어가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또 10년 전 무상급식 도입을 반대하며 직을 걸고 물러났던 오 시장이 이번에는 유치원 무상급식을 수용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협력의 발판도 마련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내부 인사.조직개편에도 변화보다 안정과 존중을 택했다. 조인동 행정1부시장, 류훈 행정2부시장, 정상훈 비서실장 등 서울시 기존 간부를 승진 발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약속한 '서울시 공동운영'을 지키기 위해 측근 대신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으로 내정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와 주택공급 확대ㆍ집값 안정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지만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며 해답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