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권 행사가 증가하고 있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에 관한 주주관여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7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뱅가드, SSGA 주주활동 추이를 분석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주주권 행사 추이'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에 대한 주주권 행사 건수는 2019년 238건에서 지난해 458건으로 92.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주주권 행사가 2050건에서 3043건으로 48.4% 증가한 것보다 높다.
아시아 주주권 행사ㆍ주주제안 표결 등 적극적 개입 정도는 블랙록, 뱅가드, SSGA 순이었다. 블랙록이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도 가장 높았다.
블랙록은 2018년 엘리엇의 현대차 지배구조개선안 반대, 지난해 한전의 베트남 등 해외석탄발전소 투자 관련 서한 발송, 같은 해 LG화학의 인도공장 가스누출사건 관련 개선요구 등의 주주권을 행사한 바 있다. 주주제안 표결에 참여한 한국 기업 수는 2019년 12개사에서 지난해 27개사로 2.3배 늘었다.
전경련은 이들 기관 모두 ESG 관련 주주관여 건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의 ESG 관련 주주제안에 대한 표결 참여 건수는 2019년 953건에서 지난해 1087건으로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은 200건에서 264건으로 증가해 전체 평균보다 높은 32.0% 늘었다. 아시아 지역 ESG 현안에 대한 개입 강도가 더 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환경, 사회 현안에 관한 주주제안 관여 건수가 늘었다.
뱅가드도 아시아 지역 환경ㆍ사회 현안에 대한 주주제안 표결 참여 건수 증가율이 14.0%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SSGA는 기후변화 관련 주주활동이 2015년 59건에서 지난해 148건으로 150.8%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경련은 "블랙록을 필두로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한국기업에 대한 관여도나 ESG 이슈 개입 빈도 증가가 충분히 예상된다"며 "면밀한 동향 파악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인 ESG 등 이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