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9회 말에 접어든 부동산 정책

입력 2021-05-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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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흔히들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강팀은 좋은 투수와 함께 정상급 포수를 동시에 갖춘 팀이다. 투수가 좋은 연주자라면 포수는 연주자를 조율하는 지휘자에 가깝다. 투수와 포수의 실력과 호흡이 곧 경기의 승패로 연결된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 공교롭게도 한국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두 명이 모두 바뀌었다.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곧 장관직을 수행할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다.

서울시장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주택 인허가권을 움켜쥐고 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한 오 시장이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서울 내 재건축 핵심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요동쳤다. 국토부 장관 역시 주택 공급의 틀을 짜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변창흠 전 장관이 설계한 2·4 공급 대책 후속 공공 주도 정비사업과 광명·시흥신도시 추가 지정은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모든 일과 스포츠 경기가 그렇듯 야구도 마지막 이닝인 9회를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가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을 정책 목표로 수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집값을 잡지 못했다. 이에 노 장관 후보자는 사실상 정권이 끝날 때까지 집값을 안정시키고 공공 주도 주택 공급 정책을 지속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오 시장도 1년 남짓한 임기 동안 전력투구해야 할 상황이다. 오 시장은 정부 접근법과 다르게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지향점은 같다. 바로 집값 안정과 주택 공급 활성화다.

두 사람은 앞으로 부동산 정책이란 공을 주고받으며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위해 호흡을 맞추는 '배터리'(투수와 포수를 함께 일컽는 말)가 돼야 한다. 다행히 노 장관 후보자는 4일 "서울시 입장과 다른 점보다 공통된 점이 많다"고 했다. 오 시장 역시 민간 재건축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정부와 합을 맞출 여지를 남겼다.

야구경기에서 마지막 9회에는 많은 일이 일어난다. 승패가 뒤바뀌기 충분한 시간이다. 남은 1년 동안 서울시와 정부가 보여줄 마무리에 작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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