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 역사가 100년이 됐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국내 보험 시장은 연간 납입 보험료만 200조 원이 넘는 세계 7위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하지만 보험 가입 후 5년뒤 해약률만 50%가 넘는 왜곡된 시장이기도 하다.
이는 보험 상품의 구조가 너무 복잡해 전문적인 도움없이는 소비자가 보험상품을 비교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A보험사의 한 보험상품의 약관만 1287페이지에 달해 일반 소비자는 사실상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해지환급금 규모만 2012년 이후 매년 3~3조6000억 원에 달하고 보장성 보험을 포함하면 5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길웅 웰그램 대표는 이같은 현실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며 인슈어 테크(Insur-tech) 기업인 웰그램을 창업하고 국내 최초의 데이터기반 보험 어그리게이터인 누잘(NUZAL)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기존에도 보험 상품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있었다”면서 “하지만 보장진단 작업이 수작업이거나 다이렉트 상품 또는 특정 보험사의 상품만 비교하는 한계가 있었는데 누잘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보험상품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조건을 마음대로 변경하면서 비교해 볼 수 있고, 어떤 보험상품이 왜 고객에게 맞는 상품인지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판매중인 보험상품의 비교로 시작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보험의 가입부터 보험금 수령까지의 전 과정을 저희 누잘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에 700명 정도의 보험설계사들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보험 설계사들은 대부분 급여가 적고 계약에 따라 성과급을 가져가는 구조지만 정규직으로 채용해 고용안정을 보장해 줄 예정이다.
수십개의 보험사에서 내놓는 수천개의 보험상품을 정확히 비교해 주는 것이 웰그램의 핵심 기술력이다.
이 대표는 “누잘은 데이터 크로울링 기술을 이용해서 각 보험사의 공시실에서 보험상품 관련 데이터를 추출하고 각 공공기관에서 보험 관련 통계 추출한 뒤, 우리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상품의 비교기준을 만든다”며 “추출한 데이터와 통계를 분석해 스코어링 한 뒤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웰그램은 이미 국내 유수의 보험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웰그램의 기업 밸류가 2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당초 계획한 목표들을 하나씩 진행해 간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일단 올해는 파일럿 서비스 수준에 머물렀던 누잘 서비스를 확대 개편해서 일반고객들을 대상으로 본격 오픈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누잘 서비스 앱과 웹을 리뉴얼하고, 상반기 중에는 다이렉트상품을 하반기에는 전상품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다양한 매체를 통한 통합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웰그램의 목표는 국내 보험 산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것”이라며 “본격적인 사업전개를 통해 보험산업의 근본적인 변화와 회사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