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은 지난주 이송 마쳐
국보급 유물, 6월부터 일반에 공개 예정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으로 이사를 시작했다. 국보급 유물들의 이른바 '특급 이송 작전'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달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은 삼성문화재단에서 관리·운영하는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으로부터 이건희 회장이 남긴 미술품 운반 작업을 시작했다. 기증 소식이 발표된 건 지난달 28일이지만, 이송 작업은 그보다 일주일 앞선 21일 시작됐다.
기증품은 이동시 작품의 손상을 막기 위해 ‘무진동 탑차’로 옮겨진다. 탑차 내부는 알루미늄 박스로 나뉘어 있으며, 2층 이상으로는 쌓을 수 없어 한 번에 많은 작품이 들어가지 못하지만 그만큼 안전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받은 작품은 2만1600여점은 모두 서울 용산구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동한다. 수장고는 총면적 1만1012㎡, 축구장 1.5개 규모에 달한다. 화재와 결로, 습기 등으로부터 작품을 보호할 수 있도록 내·외벽 철저하게 건설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를 비롯해 국보·보물 60건은 이미 도착했고, 중량이 큰 석조물을 제외한 나머지 유물의 운반 작업도 14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이관 작업을 지난주께 마무리했다. 1400여점의 기증품 모두 과천관 수장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다만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수장고 공간이 넉넉지 않아 다른 지역 수장고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품은 약 1만3000점에 달하며, 감정평가액은 2조5000억~3조 원에 육박한다.
이건희 컬렉션의 정수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를 비롯해 조선 전기 '백자 청화 매죽문 항아리'(국보 제219호), 각종 근현대 미술 작품이 포함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6월 ‘고(故)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을 시작으로 10월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기부 작품을 한 달에 100점 씩만 전시해도 20년이 걸릴 규모라 컬렉션이 일반에 공개될 때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