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재편될 것이란 기대감에 커지고 있다.
지배구조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관측에 지난달 12만 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13만 원 후반대에서 14만 원대 사이를 오가며, 52주 최고가인 16만 원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향후 최대 6년 동안 매년 2조 원 이상의 상속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주식담보대출이 활용되겠지만 연부연납 신청시 이에 상응하는 납세 담보 제공 의무가 있어 주식담보대출 여력도 한계가 있다. 결국 총수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배당 증대를 통한 현금흐름 확보가 가장 중요해졌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실질적 최상단에 있다. 지배주주일가 지분(31.6%)에는 변화가 없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한 계열사의 배당 확대는 삼성물산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저평가 주요 원인인 총수 부재의 불확실성이 상속세 납부와 미술품 사회 환원에 따른 우호적 여론 조성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매년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수취한 배당의 60~70%를 주주에게 재배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의 중요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다른 계열사의 지분 매각도 예상되고 있다. 유력한 매각 후보로는 삼성SDS와 삼성생명이 꼽힌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세수 납부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매각 유인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그룹 지배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삼성SDS 지분(총수일가 17%, 2조4000억 원)처분이 검토될 수 있다”며 “보험업법 개정 여부에 따라 향후 삼성생명 지분(총수 일가 20.1%, 3조4000억 원)도 처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적 제고 또한 대주주 배당 재원 확보에 필수 요건이다. 업황은 삼성물산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물산은 1분기 건설, 상사 및 패션의 실적 호조로 인해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 신규 수주가 연간 목표(10조7000억 원)의 60%를 기록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상사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소비 심리 회복으로 패션의 매출도 증가세에 있으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공급 의지에 따른 건설 경기 활성화도 기대된다.
반면 삼성생명은 1분기 깜짝 실적 기대속에서도 업계 전반적인 성장의 방해 요소가 악재로 꼽힌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생보사의 재무적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비대면 채널 강화에 따라 영업마진이 높은 상품 판매가 쉽지 않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으로 지배는 법안 개정 여부에 따라 약해질 수 있는 약한 고리인 반면 삼성물산은 그렇지 않다”며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로 여러 가지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는데, 주주환원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확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