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이차전지 분야 7개 기업과 함께 '소재·부품·장비 우수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추진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지원정책이 기업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를 점검하고,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급망 조사 행정명령과 같은 최근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 참석 기업은 후성, 동진쎄미켐, 원익아이피에서, 유진테크, 에코프로비엠, 일진머티리얼즈, 지엘켐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의 소부장 기업 7곳이다.
이 기업들은 모두 2019년 하반기부터 KEIT에서 지원한 R&D 과제를 통해 성과를 올리고 있거나, 앞으로 R&D 과제 수행을 앞두고 있는 등 소부장 R&D 정책과 깊게 관련돼 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100일간의 공급망 조사를 명령한 4대 품목 중 우리 산업과 가장 관련이 높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의 중소·중견기업들로 미국의 공급망 조사 후 이어질 후속 조치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에서 소부장 기업의 애로사항으로 우수 인력 수급의 어려움, 수요기업의 미래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 R&D 과제에서 외산 장비 수입의 비효율 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대기업 퇴직인력을 소부장 기업으로 유입시키는 방안과 특성화 대학 확대, 수요 대기업의 기술 로드맵 공유, 조달청의 장비 구매 프로세스 개선 등으로 꼽았다.
아울러 바이든 공급망 조사 행정명령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중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우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외부 압력에 버틸 수 있는 강한 소부장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차전지는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 비중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을 위해 정부에서 조달청,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관련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응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정양호 KEIT 원장은 간담회에서 "일본 수출규제부터 최근 바이든 공급망 조사까지 계속해서 공급망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모든 제품을 내재화할 수는 없으므로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피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부장은 국내외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가꾸고 키워나가야 될 핵심 산업"이라며 "탄소중립 등 당면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산업이고, POST 소부장 정책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