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전국 최초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 소득과 재산 기준만 충족하면 자녀, 손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어도 ‘서울형 기초보장’ 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 가구와 취약계층을 사회복지 안전망에 촘촘한 지원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8월 75세 이상 노인 가구의 부양의무제를 없앤 데 이어 모든 가구로 범위를 확대했다. 그간 생계가 어려워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약 2300명이 추가로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신청자 가구의 소득과 재산이 선정기준을 충족하면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에 관계없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과 재산 선정기준은 각각 △소득평가액 기준 중위소득 45% 이하 △가구당 1억3500만 원 이하다. 다만 고소득ㆍ고재산(세전 연 소득 1억 원이나 부동산 9억 원 초과)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생계급여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로 복지의 새로운 표준을 선도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2022년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보다 1년 앞선 시행이다.
부양의무제 폐지로 인한 수혜자는 5월부터 주소지 담당 동 주민센터에 서울형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발생한 '방배동 모자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존 복지 사각지대 발굴ㆍ지원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했다. 올해 1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계획을 발표한 후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변경 심의를 완료했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을 반영해 그간 빈곤 사각지대 발생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부양의무자 기준을 선제적으로 폐지했다”며 “촘촘한 복지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