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위안화 대해부] 디지털 위안화, 중국 세계 경제 지배 최종 병기되나

입력 2021-04-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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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4-2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상품시장서 수요 일부만 빼앗아도 달러 지배력 흔들려
'일대일로' 신흥국 금융지원, 디지털 위안화로 제공 가능성
미국 제재 피하는 결제 수단 확보하는 셈
중국에 비판적인 다국적 기업 제재 수단도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1000년 전, 중국 송나라가 동전밖에 없던 세상에 세계 최초로 지폐를 도입했던 것처럼, 중국 정부는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인 세상에서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주조’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초 중국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상용화 추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e-CNY)’로 화폐 혁명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기 시작하자 기축통화 지위를 가진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들이 긴장하는 것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 영향력 확대를 통해 기축통화 달러 패권을 흔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위안화의 국제 영향력 확대를 꾸준히 시도했으며 2016년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 바스켓 진입에 성공했다.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에 이어 국제 결제통화로서 영향력을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국제 결제시장에서 존재감은 인정받았지만, 영향력으로 따지면 여전히 달러화나 유로화에 한참 못 미친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글로벌 결제 비중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2월 1.14%에서 2020년 12월 1.16%로 0.02%포인트 커지는 데 그쳤다. 반면 미국 달러화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인 1위(42.63%)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시선을 ‘CBDC’로 옮겼다. 미국이 주도하는 현재의 글로벌 결제 시장 흐름을 바꿀 수 없다면 미개척분야인 디지털 화폐 시장을 선점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자는 계산이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주요 선진국보다 4년 정도 앞선 시작이었다. 특히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커지자 미국의 영향력이 큰 SWIFT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중국의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이는 곧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욕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를 위한 상당한 진척을 이뤄낸 상태다. 올해 11월에는 미국 주도의 SWIFT에 맞서기 위해 만든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에 디지털 화폐를 연동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SWIFT 네트워크에서 탈피, 미국의 감독과 개입이 없는 새로운 금융거래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 없는 결제의 보편화를 넘어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를 지배하려는 야망에 없어서는 안 될 최종 병기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국제 상품선물시장에서 달러 수요 일부만 디지털 위안화로 옮겨도 달러 지배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원유를 비롯해 국제 상품 선물 시장에서 중국은 ‘큰 손’으로 통하지만, 결제는 여전히 달러화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국경 간 지불 시스템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가치 저장소’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현대판 실크로드 ‘일대일로’에서도 신흥국에 대한 금융지원(대출)을 달러화 대신 디지털 위안화로 제공하게 되면 채무국인 신흥국이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우려할 필요가 없어서 신흥국의 선호도가 커지게 된다. 그 결과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의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다.

중국의 엄격한 자본통제는 디지털 위안화가 ‘기축통화’ 자리를 꿰차는 데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디지털 위안화가 최소한 미국 달러화의 영향력을 흔들고 더 나아가 미국 규제와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부각하면서 달러화와 대등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자국에 비판적인 다국적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야야 파누시 연구원은 “신장 위구르 인권 상황을 비판해 불매 운동 타깃이 된 H&M 사례는 디지털 위안화의 리스크를 보여준다”며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 H&M 매장을 제외하는 등 거래를 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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