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제는 '환희의 송가(Ode to Joy)'다. 베토벤이 생애 마지막으로 쓴 교향곡 9번 중 4악장에 실린 성악곡이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도 같은 주제를 정하고 베토벤 레퍼토리를 준비했지만, 예정됐던 예술가들의 한국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주제가 변경된 바 있다.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은 최근 화상으로 만나 올해 축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팬데믹으로 무산됐던 '베토벤 탄생 250주년' 프로그램이 90% 가량 돌아온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면 공연만 선보인다. 강 감독은 "감염병 상황에서 실내악이 가장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장르"라며 "대규모 편성이 필요한 오케스트라 공연과 비교해 소편성 위주인 실내악은 방역 면에서도 통제가 쉽고 연주도 용이하다"고 했다.
연주자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올해에는 총 52명의 연주자가 참여한다. 축제의 시작부터 함께 한 김상진(비올라)·김영호(피아노)·박상민(첼로) 등 중견 연주자와 김다미(바이올린)·문지영(피아노)·최나경(플루트) 같은 스타 연주자, 10대 시절부터 참석해 성인이 돼 이화윤(비올라) 등 20대 초중반의 차세대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김규연(피아노)· 김준희(피아노)·박규희(기타)·박종호(기타)·이진상(피아노)·한수진(바이올린)은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손열음 등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거쳐갔다.
강 감독은 "중심이 되는 핵심 연주자들도 필요하고, 매년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연주자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경험 많은 음악가들과 교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올리스트 김상진은 지금까지 한 회도 빠짐없이 축제에 참여했다. 김상진은 "어렸을 적 우상들과 같이 연주할 수 있어 '현실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참여하게 됐다"며 "스케줄 짤 때 기본적으로 스프링이 열리는 시기인 5월은 비워둔다"고 했다.
공연은 11일간 총 11회로 진행된다. 13일 개막 공연에선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피아니스트 임효선과 정재원이 피아노 두 대로 선사한다. 개막공연과 18일 공연은 세종체임버홀, 17일과 18일은 윤보선 고택의 야외무대에서, 나머지 일정은 모두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