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사 "미래를 향한 혁신 단행할 것"

입력 2021-04-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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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사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사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온라인 취임식을 열고 "미래를 향한 혁신을 과감히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서울을 글로벌 경쟁력 초일류도시로 만들기 위해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며 "‘청년서울’을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사 전문이다.

오세훈의 약속 - 공정과 상생의 가치 실현, '청년서울'이 다시 뜁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제38대 서울특별시장 오세훈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시민의 간절한 염원이 담겼던 선거였습니다. 공정과 상생을 이뤄내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가슴에 품었습니다.

지난 4월 8일 첫 출근을 하며 "다시 도약하는 서울을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린 지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출근 첫날부터 잠시 떠났던 그리운 일터에 돌아온 것처럼 서울시의 모든 일이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2주 동안 코로나19 대응에, 공시가격 급등과 같은 시급한 정책 현안을 검토, 보완하고 그동안 변화된 정책들도 파악했습니다. 시민 여러분만을 바라보고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가며 보낸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의 청년 가운데 '사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4.3%에 불과하다는 서울연구원의 조사가 있었습니다. 청년 7명 중 단, 1명만이 우리 사회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서울은 상당 기간 동안 겨울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장기간 지속되어 온 일률적 영업제한 조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절벽으로 내몰았고, 취약계층은 안전판 하나 없는 추락을 겪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모든 국민을 '부동산 우울증'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집을 가진 국민은 세금폭탄의 날벼락을 맞고, 집을 못 가진 국민은 내 집 마련의 꿈이 요원해지는 상황에 속에 좌절감을 박탈감을 느낍니다.

그 피해는 2030 청년세대에게도 고스란히 넘겨졌습니다. 어려운 취업! 손에 닿지 않는 집값! 결혼과 출산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어려운 현실을 피해 동굴로 숨고, 용기를 잃은 채 침잠해 있습니다. 청년이 꿈을 잃은 사회에, 미래는 없습니다. 이제는 그 겨울을 몰아내고 봄을 노래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은 다시 뛸 수 있습니다. 재도약의 출발점에서 대기하는 육상 선수처럼, 서울은 스프링처럼 튀어 오를 수 있는 저력이 있습니다. 그 저력으로 글로벌 경쟁력 도시로 재도약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혁신을 과감히 단행하겠습니다. 글로벌 경쟁력 초일류도시를 만들기 위해 위기 속에서 반드시 기회를 찾아내겠습니다. 서울의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공정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제 저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코로나19 방역도, 서민경제도 함께 조화롭게 지켜내겠습니다.

작년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오늘까지 서울에서만 36,22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고, 443명의 서울시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1/6 수준으로 급감했고, 관광업계 피해 규모는 16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대한민국 전체 소상공인 매출액은 전체 평균 37.4%가 감소하였고 일용직 근로자와 같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 일자리는 70만 개 이상이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종식시키고 위급한 현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서울시장으로서의 제1 지상과제입니다. 적극적으로 정부와 협력해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철저히 유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 일률적 방식의 방역수칙은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그 추진을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에 대한 긴급자금 대출과 지원은 더욱 늘리고 민생 피해가 큰 전통시장과 동네 상권, 나아가 관광과 문화 업계를 비롯한 제반 영역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둘째, 공정과 상생을 바탕으로 2030 청년세대가 희망을 가지는 '청년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많은 서울의 2030 청년세대들을 만났고 취업, 주거, 교육과 관련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직접 들었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취업 준비를 하는 우리의 청년들이 대견합니다.

일자리가 줄어 10%를 상회하는 청년 실업률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관문을 뚫어도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이 6억 원을 넘는 서울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기는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대한민국과 서울의 청년들은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은 불공정과 불평등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공정과 상생을 이야기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청년들은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서울이 상생과 공정을 바탕으로 2030세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공정한 기회로 정당한 보답을 받을 수 있는 서울, 청년들이 인생을 설계하며 기회와 일자리를 얻는 서울,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하며 행복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서울, 청년들이 이 모든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 희망을 갖는 것이 당연한 "청년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셋째, 신속하지만 신중한 주택정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 10년간 재건축 ․ 재개발 사업이 정책적으로 억제되면서 시장에 충분한 주택이 공급되지 못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서울의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년 전에 비해 45%나 올랐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38대 서울시는 어렵지만 주택의 신속한 공급과 부동산 가격의 안정,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전략을 세우겠습니다.

우선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양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습니다. 관습적으로 유지해온 도시계획 규제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습니다. 그 시작으로 정비구역 지정 절차 단축과 함께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10년 전에 시작했지만, 지금은 많이 변질한 장기전세 주택, Shift 사업을 발전시켜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겠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도 과감하게 병행해 가겠습니다. 재건축, 재개발 주요 단지들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물론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집중 조사하겠습니다. 부동산 가격 불안정의 불씨를 걷어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서울시가 진행해나갈 부동산 정책을 믿고 많이 도와주십시오.

넷째, 1인 가구가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서울의 거주 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가구 수는 매년 0.6%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비율은 작년에 33.9%를 넘어서며 최대치를 기록했고, 통계청에 따르면 2042년까지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미래 인구변화에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제 서울시는 1인 가구 특별대책 추진TF를 구성해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인 가구가 겪고 있는 5대 대표 불안은 안전, 질병, 빈곤, 외로움, 주거문제입니다. 1인 가구 특별대책 추진TF는 부서별로 각각 추진되어 오던 이 정책들을 한데 모아 문화, 경제적 지원까지 전 분야에 걸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책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또한 1인 가구의 세대별 특징을 분석해 2030 청년층, 5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 1인 가구에 맞는 맞춤형 대책도 함께 준비해 실행할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제 마지막 약속은,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서울시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확실한 비전을 마련하겠단 것입니다.

작년 서울의 경제성장률은 -1.3%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고용률은 59.3%로 5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서울시민의 삶은 더 여유가 없고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세계 도시와의 경쟁에서도 점차 뒤처지고 있습니다. AT커니가 발표한 글로벌 도시 전망 조사에서 서울은 2010년 10위였지만, 십 년이 지난 지금은 42위로 32계단이 하락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 자리를 잡아가는 대전환의 초입입니다. 명확한 비전과 치밀한 전략이 있다면 서울은 재도약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선제적이고, 장기적이며, 종합적이고, 우선순위가 명확한 체계적인 비전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5월 초, 서울비전2030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겠습니다. 글로벌경쟁력, 안심과 안전, 균형 발전, 생활인프라, 공정·상생의 총 다섯 개 분과로 나누어 서울의 실현 가능한 의제와 대안을 개발하겠습니다.

행정기관, 정책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 등이 한 데 모여 공동으로 서울의 미래비전을 수립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다시 한번 끌어올리겠습니다. 비전과 열정으로 무장하고 뛰는 청년처럼, 서울시는 천만 시민을 위해 뛰고 또 뛰겠습니다. '청년서울', 기대해주십시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10여 년 전 '디자인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시민의 삶을 둘러싼 유무형의 환경을 한 단계 높게 디자인해드리고자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중심 앵커시설인 바로 이곳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입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소가 된 이곳에 다시 와서 취임식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합니다.

오늘, 저는 '청년정신'으로 서울의 신발 끈을 다시 묶습니다. 지치지 않고, 넘어지지 않도록 서울의 재도약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시민이 행복한 서울, 공정과 상생의 도시 서울이 다시 뜁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시장으로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일하겠습니다. 전략과 열정으로 마련된 정책과 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서울시장으로써 천만 서울시민을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시의회와도 협의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오직 천만 서울시민 여러분만 바라보고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우리가 모두 힘을 합하면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천만 시민 여러분! '청년서울'을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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