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슈퍼리그’로 유럽 축구판 발칵 뒤집은 이유는?

입력 2021-04-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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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빅클럽’ 12곳 슈퍼리그 출범 공식 발표
JP모건, ESL에 최대 5.5조 지원 계획
대출 등 도맡으면서 2~3% 이자 수익 기대
향후 방송중계권도 확보할 듯

▲유럽 명문 구단 로고 위로 슈퍼리그 글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명문 구단 로고 위로 슈퍼리그 글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명문 구단들이 독자적인 ‘유럽슈퍼리그(ESL)’ 출범을 선언하면서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축구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가세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ESL 출범을 막겠다고 엄포를 놨다. 전방위적 비난에도 빅클럽들이 슈퍼리그를 추진한 배경에 월가 골리앗인 JP모건이 있다는 평가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빅클럽’이 ESL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창립 구단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이탈리아),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토트넘(잉글랜드) 등 12곳이다. 리그는 총 20개 팀으로 구성될 예정으로 3개 구단을 추가로 모집하고 매년 5개 구단을 초청팀으로 선정해 최대한 빨리 시즌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영국에서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영국축구협회는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엘리트 6개 팀을 5부리그로 강등시키겠다고 했고 프리미어리그 역시 이들의 리그 참가를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치권도 들끓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성명에서 “정부와 국민의 지원을 받는 축구 구단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라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출범을 막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왕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회장인 윌리엄 왕세손은 트위터를 통해 “슈퍼리그로 우리가 사랑하는 축구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축구 팬들까지 분노하게 만든 ‘슈퍼리그’ 출범 배경에 JP모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P모건은 ESL에 38억~50억 달러(약 4조2000억~5조5000억 원)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슈퍼리그에 참여하는 축구클럽에 각각 2억~3억 유로의 ‘환영 보너스’도 제시했다.

JP모건이 자금줄 역할을 하는 데는 그만큼 기대하는 수익이 있어서다. FT는 JP모건이 새로운 슈퍼리그 참가 클럽에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주간 업무를 전담하면서 2~3%의 이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 최대 스포츠 금융거래로 쏠쏠한 이자 수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책임자 팀 브리지는 “최대 금융 거래 중 하나”라면서 “사모펀드와 은행들이 스포츠를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TV 중계권료가 수십억 달러로 치솟는 등 스포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JP모건은 향후 방송중계권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아시아와 북미 축구 팬은 물론 중계권 확보 가능성이 있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들이 ‘슈퍼리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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