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장애인 미혼율이 3년 전보다 2.1%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의료 이용이 크게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한 방문 면접조사(7025명) 방식으로 실시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지난해 등록장애인은 262만3000명으로 직전 조사(2017년)보다 4만2000명 늘었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49.9%로 3.3%P 올랐다.
전체 장애인 가구 중 장애인 1인 가구 비율은 27.2%로 0.8%P 상승했다. 장애인 교육수준은 대학 이상 학력자가 14.4%로 3년 전보다 0.8%P 하락했다. 등록장애인 중 고령층 비율이 높아진 결과다. 특히 유배우 장애인 비율이 3년 전 55.3%에서 51.3%로 4.0%P 급락했다. 미혼 비율이 15.3%에서 17.4%로 오르고, 사별·이혼 비율도 높아졌다.
장애인 중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 비율은 19.0%로 4.0%P 올랐다.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령층 장애인 증가의 영향이다.
특히 의료·재활서비스 이용률이 3년 전 82.3%에서 지난해 76.3%로 6.0%P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빈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못 간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율도 17.0%에서 32.4%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주된 이유는 ‘이동 불편’이었다.
‘지난 1개월간 거의 매일 외출했다’는 응답은 70.1%에서 45.4%로 줄었다. 외출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장애로 인한 불편함(55.8%)’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란 응답도 11.7%에 달했다.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직전 조사와 유사했으나, 문화·여가활동에 대한 만족도(1~5점)가 3.0점에서 2.9점으로 낮아졌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장기화는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장애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의 주관적 계층의식도 낮아졌다. 경제상태를 상층 혹은 중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0.6%로 2017년에 비해 7.9%P 내렸지만,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69.4%로 7.9%P 올랐다. 국가·사회에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 (48.9%), ‘의료보장’(27.9%), ‘주거보장’(7.4%), ‘고용보장’(3.6%) 순이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소득보장 욕구가 커지고, 주거보장 욕구가 고용보장 욕구를 앞질렀다.
박인석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장애인들의 현황과 욕구를 장애인 정책에 반영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장애인과 그 가족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장애인 지원 방안 마련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