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모더나 공급 '안갯속'…러시아·중국 백신 들어올까

입력 2021-04-13 17:31 수정 2021-04-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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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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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4차 유행의 문턱에 다다른 가운데 정부가 결국 새로운 백신의 도입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제약 선진국이 아닌 러시아나 중국이 개발한 백신이 국내 도입 절차를 밟을지 주목된다.

1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백신만 도입, 접종되고 있다. 정부는 2분기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 공급을 공언했으나 노바백스 백신만 3분기 2000만 회분 생산·공급이 확정됐다. 애초 계획했던 2분기 공급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이 백신은 아직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허가받지 않았다. 주요국에서 2분기 중 허가가 전망되며, 국내 품목허가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얀센과 모더나 백신의 도입 시기와 규모는 여전히 미정이다. 얀센 백신은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했지만 접종할 물량이 없는 상태다. 정부의 모더나 백신 계약 물량은 2000만 명분으로 전체 물량의 25.3%를 차지하지만 역시 기약이 없다. 지금까지 2분기 내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개별 제약사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되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900만 명분이다.

이 같은 백신 수급 불안정 속에서 관계 기관들은 추가 백신 도입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를 비롯한 다른 백신의 도입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결정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에 도입하는 백신 외에 면역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다른 종류의 백신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상황까지 선제적으로 대비해주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백신 수급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추가 도입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가 개발해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위탁생산(CMO)이 이뤄지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1만 986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91.6%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이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랜싯'에 실려 효능을 둘러싼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켰다.

러시아는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와 1억5000만 회분의 백신 생산 계약을 맺었으며, 지엘라파의 자회사 한국코러스가 생산 중이다. 지난주 첫 번째 물량이 수출됐으며, 현지에서 마지막 최종 인허가 단계를 거치면 본격적인 상업생산 물량 수출이 시작된다.

지엘라파는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휴메딕스, 안동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와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러시아가 추가 수주한 5억 도즈 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만일 우리 정부와 러시아가 협의한다면 국내 생산 물량이 신속하게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지엘라파 관계자는 "현재 수주 물량 생산과 컨소시엄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면서 "스푸트니크V의 국내 도입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푸트니크V는 헝가리와 멕시코 등 전 세계 59개 국가에서 허가 혹은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다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은 받지 못했다는 점이 변수다. EMA는 최근 스푸트니크V의 임상시험 과정에서 일부 인원이 강압에 의해 참여했다는 의혹을 접수, 윤리적 절차에 지켜 개발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 칸시노바이오로직스 3곳의 코로나19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시노팜 백신은 국제학술지에 임상 3상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백' 역시 약 740명 규모의 임상 1/2상 결과만 발표하고 공식적인 3상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1회 접종용으로 개발된 칸시노 백신은 랜싯에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즉, 모두 임상 2상만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판단하고 접종을 개시한 것이다.

특히 시노백 백신의 경우 터키 임상에서는 예방 효과가 90%를 넘었지만, 브라질에서는 50%만 넘기는 등 고무줄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 백신은 인도네시아와 터키, 브라질 등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백신만 도입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중국 백신이 들어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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