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풀리는데 돌지 않는 돈…M2증가율 11년11개월 최대·통화승수 역대최저

입력 2021-04-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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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통화·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MMF에 자금 파킹
M2중 기업부문 증가율 두달째 역대최대..M2 전월비 증가폭도 역대최고
코로나19 따른 정책적 지원에 설 연휴 겹친 탓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돈이 역대급으로 풀리고 있지만 돌지 않으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2월중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0.7%(316조8000억원) 급증한 327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원계열기준, 이하 동일).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당시인 2009년 3월(11.1%) 이후 11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M2는 1월에도 10.1% 증가해 두달연속 두자릿수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협의통화(M1) 역시 26.0%(248조7000억원) 늘어난 120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작년 6월 21.3%를 기록한 이래 9개월 연속 20%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M2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합한 M1에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통상 곧바로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된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상품별로 보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23.7%(136조5000억원) 늘어 8개월 연속 20%대 증가세를 유지했고, 요구불예금은 33.9%(89조4000억원) 증가해 7개월째 30%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금통화도 19.3%(22조8000억원) 확대돼 2015년 11월(20.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MMF는 24.8%(16조3000억원) 증가해 10개월째 두자릿수대 증가세를 지속했다. 수익증권도 2.1%(4조8000억원) 늘어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21.5%(170조9000억원) 늘어 1월(19.4%)에 이어 두달연속 역대 최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7.3%(111조7000억원) 늘었다.

M2 급증에 연동해 금융기관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 말잔기준)도 각각 8.9%(370조2000억원, 470조4000억원)씩 늘었다. Lf는 2016년 2월(8.9%) 이후 최고치며, L은 5년3개월만에 최고치였던 전월(8.9%)과 유사한 수준이다.

전월대비(평잔 계절조정기준)로 보면 M2는 1.3%(41조8000억원) 증가한 327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2018년 1월(1.4%) 이후 최고치며, 증가폭 기준으로는 역대최대치다. 직전 최대 증가폭 기록은 작년 5월 35조4000억원이었다.

본원통화는 1.5%(3조3000억원) 늘어난 227조1000억원을 보였다. 이에 따라 본원통화 대비 M2로 돈이 시중에서 얼마나 빨리 도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통화승수는 14.42배에 그쳤다. 이는 직전달(14.44배)에 이어 역대 최저수준을 이어간 것이다.

정진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정책자금 지원에 설 연휴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기업을 중심으로 직접조달도 많이 늘었다. 지난해 2월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이라는 점도 있겠다”며 “통상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자금을 예치하는 수단으로 가계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을, 기업은 MMF나 수익증권, 금전신탁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통화승수 하락은 기조적으로 현금보유 경향이 강해진 영향”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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