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親與) 성향 방송인 김어준의 교통방송(TBS) 출연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된 지 이틀 만에 10만 명이 동의한 데 이어 12일 오전 9시 현재 13만6400여 명을 넘어섰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서 혼란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며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내리며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어준을 교체하고자 여론이 들끓자 김어준은 차별이라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교통방송이 특정 정당 지지하는 정치방송이 된 지 오래이건만 변질된 교통방송을 바로잡자는 것이 차별이냐”고 반문했다.
2016년 9월부터 TBS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고 있는 김어준은 지난해 서울·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지만, 정치적 편향성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달 7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 제보자 5명을 연달아 내보내 야당의 반발을 샀다.
김 씨의 TBS 퇴출을 둘러싼 논란은 김 씨가 진행하는 방송에 대해 ‘정치 편향성’을 지적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더욱 불붙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TBS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며 “TBS 설립 목적은 교통·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내가 시장에 당선해도 김어준 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시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씨는 재보선 다음날인 지난 8일 “마지막 방송인 줄 아는 분들도, 마지막 방송이길 바라는 분들도 많다”며 “하지만 그게 어렵다”고 했다.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서울시의 TBS 예산 지원중단 가능성을 내쳤지만 방송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뉴스공장’의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당장 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TBS에 지원하는 서울시 예산은 서울시의회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요구대로 조례를 개정하는 데는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