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자동차도 코로나19 백신 맞는다

입력 2021-04-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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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고온 가열해 바이러스 퇴치…자외선 살균 및 소독 스프레이도 등장

단 한 번의 접종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를 만드는 얀센 백신이 국내에서 공식 허가를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에 이어 세 번째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 넘게 바이러스와 싸움을 이어가는 사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차 실내 위생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자동차 소유 시대를 넘어 공유 시대가 본격화되면 실내 방역은 필수 요소가 된다. 하나의 자동차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면서 다양한 항바이러스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소유 시대를 넘어 공유 시대가 본격화되면 실내 방역은 필수 요소가 된다. 하나의 자동차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면서 다양한 항바이러스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내 소독은 미래차 시대 선결 과제

자동차 실내 방역은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풀어야 할 숙제다.

자동차 ‘소유’를 대신해 ‘공유’ 개념이 확산하면 하나의 차를 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카셰어링(차량 공유)의 경우 반드시 ‘위생’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전 세계에 전염병이 돌게 되면 그 파장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우리가 그 비즈니스(카셰어링)를 하게 되면 정말 위생적으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이후 2년 만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졌다.

결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형 세단 기준으로 3㎡ 수준의 실내를 방역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내놓고 있다.

▲운전자와 승객이 차에서 내리면 실내를 70도 안팎의 고온으로 일정시간 가열해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기술도 나왔다. 신차는 물론 구형차에도 관련 소프트웨어를 추가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운전자와 승객이 차에서 내리면 실내를 70도 안팎의 고온으로 일정시간 가열해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기술도 나왔다. 신차는 물론 구형차에도 관련 소프트웨어를 추가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포드와 GM, 승객 내리면 실내 고온 가열

자동차 실내 방역 기술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빛과 약재, 온도 등을 통한 살균 방식이 있다. 둘째 애초부터 항바이러스 소재를 사용하는 법. 마지막으로 다양한 비접촉 기능도 대안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먼저 포드와 GM 등 미국 제조사는 차 실내를 고온으로 가열하는 방법을 내놨다.

운전자 또는 승객이 차에서 내리면 온풍기를 작동해 실내 온도를 섭씨 56도~70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이 상태를 약 15분 유지하면 바이러스 대부분이 사멸한다.

포드는 오하이오 주립대와 함께 코로나19 사멸에 필요한 온도와 지속 시간 등을 연구해 대안을 도출했다. 소독이 끝나면 스스로 실내 온도를 낮춘다.

이런 기능을 위해 새 차를 구매할 필요도 없다. 이미 오래전에 출고된 모델도 소프트웨어를 통해 살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자외선을 활용한 UV 램프도 대안 가운데 하나다. 이 역시 운전자 또는 동승객이 내리면 일정 시간 스스로 작동한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자외선을 활용한 UV 램프도 대안 가운데 하나다. 이 역시 운전자 또는 동승객이 내리면 일정 시간 스스로 작동한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주방기기 등에 사용 중인 UV 기술도 등장

자외선을 활용한 살균 기능도 대표적인 새 기술이다.

이른바 UV(Ultraviolet Ray)로 불리는 자외선은 살균작용이 강하다. 주방기기를 살균 소독할 때 쓰이기도 한다.

현대차그룹 역시 차내에 자외선(UV) 살균 램프를 활용해 위생 문제 대응에 나섰다. UV 살균은 의학적으로 세균 제거 효과가 검증된 방식으로 현재 공공시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등의 소독에 사용되고 있다.

무드 램프 같은 실내등에 UV 살균 기능을 넣어 살균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 역시 개발 중이다.

이처럼 온도를 올리거나 자외선을 활용한 기능은 운전자 또는 승객이 차에서 내린 뒤 작동한다.

▲개발 단계부터 항바이러스 소재를 사용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증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개발 단계부터 항바이러스 소재를 사용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증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개발 때부터 항바이러스 소재 활용

항바이러스 소재도 대안 가운데 하나다. 운전대(스티어링 휠)와 기어노브 등 손이 닿는 부품을 애초부터 항균 소재를 사용하는 방법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있다.

이밖에 비접촉 스위치도 방역에 도움이 된다.

스위치나 다이얼에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작동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실내등을 켤 때 직접 손으로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손을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작동하는 방식이다.

오디오와 공조장치를 작동할 때에는 명령어를 입력해 쓰는 방식도 확대된다.

고온과 자외선 살균 등은 자칫 운전자가 승객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런 새로운 기능은 반드시 승객이 내리고 도어 잠금장치가 작동된 이후 스스로 기능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차 안에 승객이 남아있는지를 고려하는 게 먼저다.

▲자외선과 고온 등을 사용하는 방식은 운전자 또는 승객이 모두 차에서 내린 이후 일정 시간 스스로 작동한다. 제네시스 GV70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후석 승객 알림' 기능. 뒷자리 유아의 숨소리까지 감지해 승객 탑승 여부를 확인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자외선과 고온 등을 사용하는 방식은 운전자 또는 승객이 모두 차에서 내린 이후 일정 시간 스스로 작동한다. 제네시스 GV70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후석 승객 알림' 기능. 뒷자리 유아의 숨소리까지 감지해 승객 탑승 여부를 확인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승객 탑승 여부 감지해 작동하는 게 관건

제네시스는 GV70에 기존 초음파 센서보다 더 정교한 레이더 센서 기반의 어드밴스드 후석 승객 알림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후석 승객 알림은 차량 뒷좌석에 승객이 탑승한 경우 실내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이를 감지한 뒤 운전자에게 단계적으로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1차 알림을 인식하지 못하고 차에서 내리게 되면 실내 천장에 내장된 레이더 센서가 2열의 승객을 감지해 탑승 여부를 판단한다. 이후 비상등을 켜고 경보음을 울리게 되며 동시에 운전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다.

특히 GV70에 적용된 레이더 센서는 뒷자리 승객의 팔과 다리 등 큰 움직임뿐만 아니라 호흡에 의한 흉부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잠들어 있는 유아가 2열에 남아 있어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승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항바이러스 기능의 작동을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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