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새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잇단 연령 제한에 경제 타격도 불가피

입력 2021-04-09 10:41 수정 2021-04-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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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 백신과 혈전 연관성 인정 후 EU 회원국 각자도생
AZ 백신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회복 타격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안전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AZ 백신 접종 대상의 연령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백신 접종 속도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겨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주와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이 혈전 부작용을 이유로 AZ 백신의 접종 연량 제한에 나섰다.

유럽의약품청(EMA)이 백신과 혈전의 연관성을 인정한 후 유럽연합(EU) 회원국은 각자도생에 나섰고, 다른 지역의 국가도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기준선은 제각각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60세 미만 이상에게만 접종을 권고했고 벨기에는 이 기준을 55세 이상으로 설정했다. 독일은 60세, 핀란드는 65세 이상과 우선 접종 대상에게만 AZ 접종을 권고했다. 영국도 전날 30세 미만의 AZ 접종을 제한했고, 독일은 60세 미만 접종을 제한했다. 스웨덴도 65세 이상으로 접종 연령을 제한했다.

덴마크는 아예 이달 말까지 모든 연령층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중단했고, 노르웨이는 15일까지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유럽뿐만 아니다. 이날 호주 백신 접종 자문기구는 50세 미만 국민에게 AZ 코로나19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먼저 제공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말 55세 미만의 AZ 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백신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각국의 AZ 백신 연령제한 조치가 잇따르면서 전 세계 백신 접종 일정에 더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CNN은 AZ 백신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를 종식할 핵심 열쇠 중 하나였으나 임상시험 과정에서 회사 측의 실수와 백신 보급 후 혈전에 대한 새로운 우려까지 겹치면서 회사 신뢰도 타격은 물론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AZ 백신은 다른 제약사의 백신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도 쉬워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컸다. 하지만 이번에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특히 AZ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개발도상국의 경제 회복에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6% 전망했는데, 이는 백신 접종 속도를 전제로 한 전망치라는 점에서 백신 보급 확대에 차질이 생기면 성장률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듀크글로벌헬스이노베이션센터에 따르면 AZ의 백신 주문 물량은 24억 회분으로 이는 전 세계 백신 주문의 28%를 차지한다. AZ는 글로벌 백신 보급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이미 58개 이상 국가에 3000만 회분의 용량의 백신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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