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코로나19때문에 경쟁 더 치열해졌다?...합격률 ‘역대 최저’

입력 2021-04-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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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ACT 점수 제출 의무화 폐지에 응시생은 급증...합격률은 감소
지난해 갭이어 신청한 학생으로 정원은 줄어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소재한 예일대학에서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모습. 뉴헤이븐/AP뉴시스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소재한 예일대학에서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모습. 뉴헤이븐/AP뉴시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 합격률이 올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응시생이 늘어나면서 합격률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은 지난해 5만7435명의 응시생 중 1968명에게 합격증을 부여했다. 합격률로 따지만 3.4%다. 이는 2년 전 최저치인 4.6%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반면 응시률은 지난해보다 43% 늘었다.

하버드와 함께 아이비리그 명문대로 손꼽히는 예일대도 합격률이 지난해 6.6%에서 4.6%로 떨어졌다. 응시생이 전년 대비 33% 늘어난 영향이다.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은 응시생 6만551명 중 3.7%만이 합격해 하버드 다음으로 올해 합격 문턱이 높은 대학으로 손꼽히게 됐다. 지난해 합격률은 6.6%이었다.

올해 10만 명이 넘는 응시생이 몰린 뉴욕대의 합격률은 12.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트머스의 합격률은 9.2%에서 6.2%로 떨어졌고, 펜실베이니아대학은 9%에서 5.7%로 낮아졌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7.3%에서 4%로 감소했다.

미국 동부 8개 사립대학인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학은 이날까지 응시생들에게 합격 통지 여부를 공지했다. 응시생이 급증하면서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최종 합격 통보가 늦어졌다.

응시생이 급증한 배경에는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와 ACT 등 시험 점수 제출 의무화를 폐지가 있다. 그간 SAT와 ACT 성적은 미국 대학 입시 절차에서 중요 항목으로 꼽혀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험을 안전하게 치르기 어려워지자 상당수 명문대가 시험 점수를 입시 전형에서 아예 뺴거나 선택 항목(Optional)로 바꿨다.

SAT/ACT 점수가 필수 항목에서 배제되자 “일단 넣어보자”하는 응시생이 늘어나면서 입학 지원이 급증한 것. 여기에 팬데믹으로 입학이 연기된 학생까지 겹치면서 합격률이 줄어들었다고 WSJ은 지적했다.

듀크대의 크리스토프 쿠텐타그 입학처장은 “이번 가을학기 입학생의 10%가 1년 전 갭이어를 했던 학생”이라면서 “예년보다 정원은 줄었는데 지원율은 25% 급증하면서 합격률이 5.8%로 전년(8.1%) 대비 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갭이어는 학업을 병행 또는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는 기간을 말한다.

한편 SAT와 ACT 점수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다양한 배경과 인종의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뉴욕대의 경우 올해 전체 합격생의 20%는 저소득층 학생이었고, 교육수준이 낮은 지역 출신은 20%, 흑인과 라틴계, 원주민 출신이 29%를 차지했다. 다트머스 대학도 합격생의 38%가 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이었고, 17%가 저학력 가정 출신이었다. 다트머스 관계자는 “다트머스 역사상 가장 다양한 학생들을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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