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5% 상승하며 2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에 농축산물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했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라 공업제품 물가도 1년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1.5% 올랐고 2018년 11월(2.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수점 첫째 자리로 보면 지난해 1월과 지난달이 1.5%로 같지만 둘째 자리까지 보면 지난달은 1.53%, 지난해 1월은 1.49%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0.1%), 11월(0.6%), 12월(0.5%), 올해 1월(0.6%)까지 0%대에 머무르다 2월과 3월 각각 1.1%, 1.5%로 두 달 연속 1%대를 보였다.
상품은 1년 전보다 2.5% 올랐고 농축수산물은 13.7%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산물은 19.2%, 축산물은 10.2%, 수산물은 1.8% 상승했다.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에 파 물가가 305.8% 급상승했고 사과는 55.3%, 달걀은 39.6% 올랐다. 쌀과 국산쇠고기도 각각 13.1%, 11.5% 오르면서 서민 장바구니의 부담도 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공업제품 물가는 0.7% 오르며 지난해 4월(0.7%) 이후 증감률이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전기·수도·가스는 5.0% 하락했다.
서비스는 한 해 전보다 0.7%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1.8% 상승한 반면 공공서비스는 2.0%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1.5% 오르며 2019년 9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내식당 식사비와 생선회 등의 가격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0%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4%, 0.6%를 보였는데 이 가운데 월세는 2014년 11월(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가정 내 수요 증가 때문에 식료품·비주류음료가 8.4% 올랐다. 교통(2.0%), 음식·숙박(1.4%), 기타 상품·서비스(1.8%), 보건(1.1%), 주택·수도·전기·연료(0.4%), 의류·신발(0.3%), 주류·담배(0.1%) 등도 올랐다. 반면 오락·문화(-0.5%), 통신(-1.1%), 교육(-2.7%) 등은 떨어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0%,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6% 뛰었다. 생활물가지수는 한 해 전보다 1.5%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16.5%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하방 요인 관에 대해 “소비심리 개선으로 수요 측면 상승 요인,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측 요인, 작년 4∼5월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는 상승 요인”이라며 “농축수산물 안정과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 경기 회복 지연은 하방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가 회복하며 완만하게 상승하는 수준인데 앞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좀 높은 것 같다”면서도 “여러 요인이 개입하므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