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를 통한 핵심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기술 확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원준, SK실트론, DL(구 대림산업), CJ제일제당, SK종합화학 등 5개 기업이 해외 M&A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등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올해 1월부터 도입된 ‘소부장 외국법인 M&A 세액공제’를 신청했으며, 최근 산업부로부터 피인수 기업의 생산 품목이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관련 품목임을 확인받았다.
소부장 외국법인 M&A 세액공제는 정부가 정한 핵심전략기술 품목의 매출비중이 50% 이상인 외국기업을 국내 기업이 지분 50% 이상 또는 사업 인수할 경우 인수가액(5000억 원)의 5~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5개 기업은 법인세 신고 시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이들 기업이 M&A를 통해 확보한 소부장 기술은 개발 난도가 높고, 그간 미국·일본·독일과 같은 소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과점하고 있던 기술이다.
원준은 M&A를 통해 탄소섬유 열처리분야 선진 기술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했다. SK실트론은 듀폰사(社)의 실리콘 카바이드 사업부를 인수해 미국, 유럽이 주도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DL은 크레이튼사의 고기능성 고무 사업부 인수를 통해 고기능 탄성 소재 및 부품 생산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CJ제일제당은 효소 생산 전문기업 유텔사를 인수해 글로벌 효소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했다.
SK종합화학은 아르케마사의 고기능성 폴리머 제조 기술을 확보해 그간 100% 수입에 의존했던 기능성 접착수지의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 M&A를 통한 핵심 품목의 공급안정성 조기 확보 및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소부장 기술확보 성과는 산업 전반에 파급돼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소부장 기업의 해외 M&A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