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선출된 이한상<사진>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가 "개미 주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한국 기업 거버넌스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에 작은 자욱을 남기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한 이른바 '3%룰'에 힘입어 한국앤컴퍼니 신임 이사로 선출됐다.
이 교수는 30일 오후 이사 선임이 확정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비 지배주주가 지배주주를 견제ㆍ감시하는 장치"라며 "지배주주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지배주주가 비 지배주주의 이해와 상충하는 결정을 하면서 사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고안됐고, 그중 하나가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대주주의 3% 의결권 제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3개 회사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데, 이번처럼 평범한 개미 주주들이 선출한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저만 처음이 아니라 이번 주총 시즌에서 대한방직을 제외하고는 대형 회사 중 처음으로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기업 거버넌스 역사에 중요한 한 페이지에 작은 자욱을 남기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기업계에서는 아직도 언론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분리 선출되는 감사인을 외부세력, 적, 난을 일으키는 사람, 회사에 들어와 기밀 자료를 요구해 회사를 망치는 사람 정도로 묘사하는데 뒤돌아서는 ESG를 강화하겠다고 한다"라며 "참 답답한 상황"이라 지적했다.
그는 "많은 분, 특히 개미 주주님들께서 본인들을 대표해 회사 일을 잘 살펴 달라고 기회를 주신 일이니 앞으로 회사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모든'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한상 교수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의 추천으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고, 이날 주총을 거쳐 최종 선임됐다.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과 사 측이 추천한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선임안은 부결됐다.
한국앤컴퍼니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현범 사장 42.9% △조현식 부회장 19.32% △차녀 조희원 씨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 0.8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 부회장 측이 조 사장에게 밀리는 구도지만, 조 부회장과 조 사장 모두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었다.
양측은 지분 22.61%를 보유한 소액주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소액주주는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은 조 부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장녀 조희경 이사장도 주총 이후 입장문을 통해 "건강한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는 이한상 교수님의 능력을 주주들이 높이 평가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앤컴퍼니의 건강한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한상 교수님의 객관성과 전문성이 회사 발전을 위해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