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수치의 날’, 최악 유혈 진압에 최소 114명 사망…쿠데타 후 사망자 450명 달해

입력 2021-03-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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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사망 20명 달해
“무고한 시민 죽여놓고 미얀마군의 날 축하한다” 비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27일(현지시간) 반(反)쿠데타 시위에 참가했다 부상한 시민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이날 무차별 유혈 진압으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양곤/AP뉴시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27일(현지시간) 반(反)쿠데타 시위에 참가했다 부상한 시민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이날 무차별 유혈 진압으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양곤/AP뉴시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27일(현지시간) 미얀마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군부가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난사하면서 쿠데타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8일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전날 미얀마 전역 40개 도시에서 최소 11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일일 사망자 기준 최다 규모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27명이 사망했고, 그다음으로 큰 도시 만달레이에서 40명이 사망하며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얀마 군부는 수도 네피도에서 미얀마군의 날 76주년을 기념해 행사를 열면서 한편으로는 시민을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했다. 쿠데타를 주도했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군부가 모든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미얀마군의 날 행사에는 일반적으로 수많은 외교관이 참석하지만, 올해는 군부를 지지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 소수의 국가 외교관만이 참석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군부가 퍼레이드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시위대는 ‘미얀마군의 날’을 ‘저항의 날’로 부르며 거리로 나왔고 군은 무차별 사격으로 응수했다. 특히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수의 시민도 군경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소셜미디어(SNS)에 현지인들이 올리는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미얀마나우는 만달레이에서 13살의 소녀가 집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양곤에서는 한 살배기 여자아이가 눈에 고무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쿠데타가 시작한 후 현재까지 20명의 미성년자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군부에 의해 살해된 시위대는 26일 기준으로 총 328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날 사망자 수를 합치면 지금까지 군부 유혈진압으로 숨진 시민은 450명에 육박한다.

군경의 유혈 진압에 대해 미얀만 임시정부 역할을 하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온라인 포럼에서 “이날은 군부 수치의 날”이라면서 “군부 장성들은 3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을 죽여놓고 미얀마군의 날을 축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8일 치러진 총선에 부정이 있었음에도 문민정부가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하지만 아직 선거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작 시민의 투표로 선출된 의원은 물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을 포함해 3000명이 넘는 사람을 구금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각국이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있지만, 유혈 진압은 전혀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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